서울역과 용산역을 잇는 철도노선을 지하로 내리고 그 지상 공간은 첨단기능이 갖춰진 미래도시로 조성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는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렵지만 충분한 공론화와 세밀한 사업검토가 마련된다면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원희룡 의원은 2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서울 도심재생 정책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도시를 분단시키고 있는 철도 공간을 지하로 넣을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서울 도심 구간 내의 모든 지상철도를 모두 지하로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기에는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만큼 재정투입을 최소화하고 개발효과가 가장 큰 곳인 서울역과 용산역 사이의 구간을 가장 먼저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유력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이 때문에 사실상의 정책 공약으로 해석되고 있다.
원 의원은 주장은 서울역과 용산역을 잇는 공간이 서울시의 중심축에 놓여 있지만 지상 또는 고가에 철도노선 때문에 도시가 단절돼 슬림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과 서울역 북부 국제회의시설 조성 사업 등 따로 진행되고 있는 대형 사업을 연계 발전하고, 대중교통의 환승거리를 좁혀 이용을 활성화시키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원 의원은 그는 "이번 방안은 도심재생 사업과 저탄소 교통확충사업을 연계하는 게 목표"라며 "최첨단 정보 허브이자 새로운 21세기형 녹색 공간, 쾌적한 삶의 공간으로 창출해내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 지중화 대상 전체 구간으로는 ▲서울역∼용산 ▲노량진∼구로∼금천 ▲서울역∼수색 ▲청량리역을 비롯한 서울 북부 철도 등이 지목됐다.
그러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는 점은 역시 재원마련이다.
원 의원은 "서울-용산을 녹지와 공원, 첨단 공간으로 조성하면 20조 이상의 개발이익이 나오지만 철도를 지하화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2~3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서울역과 용산역의 기능을 살리면서 지하로 내릴 경우, 전체 사업비는 총 9조~10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개발이익을 통해서 민간 투자업자가 가져가는 게 아니라, 공공투자와 철도 지중화, 녹색공간 조성에 재투입할 것이며 이는 충분히 현실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재원 마련 방안이 비현실적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사업비가 13조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사업기간도 20년 이상 걸린다"며 "핵심 철도망인 서울역과 용산역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사업을 진행하기는 어렵지만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정부 재정을 최소화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된다면 검토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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