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견 캐피탈사들의 공격적 영업 재개로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캐피탈은 2008년 말 금융위기로 중견 캐피탈사들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시장 지배력을 대폭 확대했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시장 점유율로 돌아갔다.
24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지난 2009년 한해 국내 신차 할부시장에서 72.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굳건한 업계 선두자리를 지켰다. 이어 RCI(10.0%), 신한카드(5.80%), 우리캐피탈(5.5%), 아주캐피탈(4.6%), 우리파이낸셜(2.1%) 순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중고차 할부 시장점유율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했다. 중고차 할부 시장점유율은 현대캐피탈(66.7%), 우리파이낸셜(15.7%), 하나캐피탈(7.4%), 아주캐피탈(6.6%), 신한카드(2.9%), 우리캐피탈(0.5%) 순이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지난해 연말 시장 점유율은 연초에 비해 곤두박질했다.
현대캐피탈의 지난해 1월 신차 할부 시장과 중고차 할부 시장 점유율은 각각 81.8%, 85.5%를 기록했다. 지난 12월 현대캐피탈의 시장 점유율은 신차 66.4%, 중고차 63.9%로 연초 대비 15.4%포인트, 21.6%포인트나 떨어졌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타 캐피탈사의 영업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시장 점유율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라며 "자동차 할부 시장 전체적으로 봤을 때 시장이 완전히 회복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반면 중견 캐피탈사의 시장점유율은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였다. 특히 신차 할부시장에서 우리캐피탈과 아주캐피탈, 중고차 할부에서는 우리파이낸셜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올랐다.
우리캐피탈과 아주캐피탈은 지난해 1월 신차 시장 점유율이 각각 0.6%, 0.1%에 불과했지만 12월에는 7.3%, 7.0%로 크게 뛰었다. 우리파이낸셜도 같은 기간 중고차 시장 점유율이 7.0%에서 17.6%까지 올라갔다.
한 중견 캐피탈사 관계자는 "모기업의 재무적 지원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캐피탈사들은 금융위기로 채권 발행이 상당히 어려웠다"며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있으면서 붕괴된 영업망이 아직 100% 되살아났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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