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종목인 한국기술산업이 퇴출될 위기에 놓여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한기산은 시가총액 1969억원(22일 기준)에 달하는 시총 상위 140위 종목으로 소액주주 비중이 99.5%에 달해 일반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한국거래소는 한기산에 대해 2008 사업연도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 '의견 거절'임을 공시함에 따라 상장폐지절차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기산은 같은날 오전 7시부터 매매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한기산 상장폐지 종목 지정...'왜?'
한기산이 상장폐지 종목으로 지정된 결정적인 이유는 회계감사인인 다산회계법인이 감사보고서를 통해 △내부통제구조의 중대한 취약성 △계속기업가정의 중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감사 의견 '거절'을 내놨기 때문이다.
다산회계법인은 "회사 대표이사가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업무외 목적으로 회사소유 수표를 반출 후 반입했고, 자회사의 자금을 사용했다"며 "부실자료를 제출하는 등 자금과 관련 내부 통제구조에 극히 중요한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의 손상가능성, 우발채무 발생가능성과 자회사재무제표가 적절하게 작성되지 않았을 가능성 등 취약한 내부통제구조가 회사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며 "대체적인 절차에 의해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10월 결산법인인 한기산의 2008 회계년도 영업손실 113억6200만원, 순손실 487억1600만원을 기록했다. 기말유동부채는 유동자산보다 343억7200만원 초과한 상태로 누적결손금은 1182억8400만원을 기록했다. 자본잠식률도 47%나 된다.
또 에스엘그린주식회사가 신주인수권부사채 29억원의 조기상환청구를 받았으나 이중 26억5000만원을 상환하지 못했다. 현재 미상환금액 상환을 담보하기 위해 회사가 갖고 있는 주식회사 에스비비젼 주식 5만주와 경영권을 이행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한기산 회생 가능성은?
상장폐지가 결정 후 통보시점부터 7거래일 이내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절차 이행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하면 15거래일 이내 한국거래소의 상장위원회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이에 따라 한기산은 오는 2월2일까지 상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상장폐지가 확정돼 곧바로 정리매매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한기산 측은 이의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이사회를 열어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문일 씨에서 구자준 KTIA 대표로 변경하기로 결정했으며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이를 확정할 계획이다.
한기산은 해외자원개발에 주력해온 업체로 올 초에는 에너지 및 바이오 산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할 계획을 밝혔다.
최근 한기산은 약 75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등 석유 대용 상품인 오일 샌드 양산 사업에 주력해 왔다. 오일 샌드는 높은 생산원가로 경제성이 떨어져 아직 개발단계 있는 상품이다. 바이오 관련 계열사로는 제넥셀세인과 프로테오젠을 두고 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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