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보조금 경쟁과 현금마케팅을 하지 않겠다."
통신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해 하반기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고 시장 안정화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출혈경쟁으로 통신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보조금, 현금마케팅 등을 지양하고 서비스 경쟁에 주력하겠다는 취지였다.
통신업계 CEO들은 올해 들어서도 신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시장 안정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지난달 25일 이들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의 신년 간담회에서 "보조금, 현금마케팅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결의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초고속인터넷을 옮기면 현금을 주는 마케팅은 결국 소비자를 속이는 것"이라며 "현금마케팅은 기존 고객을 차별화하는 것이고 국가적인 자원 낭비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철 통합LG텔레콤 부회장은 "통신업계의 연간 보조금이 8조원에 이르는데 이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면 애플과 같은 회사가 나왔을 것"이라며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꼬집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도 "소모적인 경쟁은 자제하고 질적 경쟁을 해야 한다"며 "과도한 경쟁은 통신산업을 공멸의 늪으로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조금이 확대되고 현금마케팅, 무료마케팅이 판을 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KT 주도의 마케팅 경쟁이 일고 있다고 지적한다.
LG 통신 3사는 지난해 하반기 합병작업으로 인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못했다. 연초에도 조직 통합으로 정상적인 마케팅이 어려운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4분기까지 연속 8분기 적자가 예상돼 소극적인 마케팅을 할 수밖에 없다.
반면 현장영업을 강화한 KT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시장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무선시장에서는 KT가 지난해 말 애플의 아이폰을 출시하며 보조금을 크게 늘리자 SK텔레콤과 LG텔레콤도 스마트폰과 일반폰에 보조금을 확대하며 대응에 나섰다.
올해도 스마트폰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확대하고 있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선시장에서는 초고속인터넷 12개월 무료에 결합상품 가입시 제공하는 현금사은품이 40만원까지 치솟았다.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고 시장을 안정화하겠다던 통신사 CEO들의 결의는 말로만 그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연말 연초 특수를 누리기 위해 가입자 확보 경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통신사 CEO들은 과도한 마케팅이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독이 되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한다. 히지만 이것이 시장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통신업계는 한 사업자가 마케팅을 강화하면 나머지 사업자들도 똑같이 대응해 시장이 혼탁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해왔다.
게다가 경쟁사가 정상적인 마케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틈을 타 가입자 몰이에 나서면서 업계 전체가 출혈경쟁을 하게 되는 고질적인 문제도 있다.
올해는 돈으로 가입자를 확보하기 보다는 융합서비스 등 신성장동력에 집중해 질적인 경쟁에 무게 중심을 두겠다는 통신사 CEO들의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길 기대한다.
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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