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형화·겸업화 지속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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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0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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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이 7일 공동 발표한 '금융선진화를 위한 비전 및 정책과제' 보고서는 국내 금융회사의 대형화·겸업화 추세를 측면 지원하는 성격이 강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금융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금융산업 발전 수준이 낮은 우리나라에서는 규제 완화를 통한 글로벌 플레이어 육성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또 보고서는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국내 은행 경영진과 사외이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으며,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서민금융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 아시아 금융리더 비전 제시

3개 금융 싱크탱크는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의 제안으로 향후 10년 간의 국내 금융산업 발전 전략을 연구한 후 이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대형화와 겸업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지주회사가 은행업, 금융투자업, 보험업 등을 동시에 영위하는 방식과 지주회사 내에 자회사 및 손자회사를 거느리는 방식으로 겸업화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 완화 기조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국제적 수준보다 과도하게 높은 영업 관련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며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분야는 추가적인 규제 정비를 통해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형 은행 간의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해 글로벌 플레이어를 육성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

보고서는 다양한 성장 전략 중 '지역주도형'이 국내 실정에 가장 잘 맞는다며 우선 아시아 지역을 무대로 활동할 지역 플레이어를 다수 육성하고 이들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년 후에는 아시아 톱 10에 드는 은행을 1개 이상 길러내고, 2020년까지 2~3개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금융부문의 국제 경쟁력 순위를 현재 30위권에서 2020년에는 10위권으로 끌어올리고, 글로벌 자산시장 점유율도 1.2%에서 3%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단기성과 급급한 경영관행 개선 시급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높이고 책임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경영진 및 사외이사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국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가 주주가치 증진과 경영진 견제에 비효율적이며 경영진들은 단기 성과에 집착해 회사의 지속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며 "경영진 및 사외이사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우선 은행법상 적격성 요건을 재점검해 객관성을 강화하고 이를 저축은행 등에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 임원이 은행법상 결격 요건에 해당하는 지 여부만 확인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부적격한 인물이 임원에 선임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권 인사에 개입하는 '관치금융'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적격성 심사가 강화되면 당국의 입김이 더 세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또 보고서는 은행은 물론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권에 대해서도 사외이사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금융회사 준법감시인과 감사의 역할 구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은행·여전사도 서민금융 담당해야

국내 금융회사들이 서민 지원에 인색하다는 평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에 정부는 소액신용대출 활성화 등 서민금융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보고서는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 고위험 투자에 집중하느라 서민 지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은행 수준의 건전성 감독 △부동산 PF 등 거액 여신 축소 △특정부문 대출취급한도 제한 등 저축은행 부실화를 막기 위한 감독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조합 간 합병을 통한 덩치 줄이기를 요구했다. 또 조합 예대율 하한(70%) 규제 방안도 내놨다.

공통적인 메시지는 지나치게 수익성에 연연하지 말고 서민금융기관 본연의 임무를 다하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에도 서민금융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사실상 서민금융에서 손을 뗐다.

그러나 서민 지원에 제도권과 비제도권을 구분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소비자금융'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은행이 서민금융을 담당할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전사도 '종합여신금융업'으로 통합해 소비자금융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대부업 시장도 재편해 대형 대부업체를 소비자금융업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럴 경우 은행을 비롯한 모든 금융회사가 서민금융 지원에 나설 수 있는 체제가 완성된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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