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세종시 논란 속 ‘개헌’ 카드로 정국돌파

취임 2주년 여당 지도부 오찬...선거법 개혁 제시
“서로 얼굴 안볼 것처럼 행동마라”...인신공격’ 경고

세종시 수정으로 위기에 몰린 이명박 정부가 개헌 카드를 빼들며 정국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25일 취임 2주년을 기념해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등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회동을 가지며 선거법 개혁 등 제한적 개헌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 세종시 문제로 여당이 갈등을 빚는 데 대해 당내 화합을 주문했다.

이는 세종시로 쏠리고 있는 정국의 관심을 분산시키는 한편, 당내분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제 남은 과제는 선거법을 개혁해야 되고, 행정구역 개편을 한다든가 또 제한적이지만 헌법에 손을 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는 한나라당이 중심이 돼 국회에서 논의돼야 되지 않겠느냐. 너무 광폭적으로 헌법에 손을 댄다면 이뤄질 수 없다”며 “정치권에서 아주 신중하게, 현실성 있도록 범위를 좁혀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개헌 문제를 언급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만이다.

이에 정 대표는 “대통령이 2년간 경제위기 극복을 잘해줬다”며 “이제 한나라당도 국민화합과 통합,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 공천과 선거제도를 새롭게 고쳐가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의총 갈등과 관련, “토론(의총) 이후 서로 얼굴 안볼 사람처럼 (행동)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슴에 맺히는 말은 적게 했으면 좋겠다. 토론을 격렬하게 하더라도 우리는 기본적으로 한나라당이라는 문자 그대로 ‘한나라’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총이 세종시 수정안의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가 아니라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진영간 감정싸움으로 비화하고 있는 데 대한 일종의 경고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이 있다”며 “우리가 서로 심하게 토론하고 싸우더라도, 싸우고 난 다음에 그래도 사람은 괜찮다고 허허 웃을 수 있는 마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찬에 참석한 친박계 이인기 의원도 “세종시 의총에서 정책적 논의가 이뤄져야지 인신공격만 해선 안된다”고 가세했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 정의화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남은 3년간 통일문제를 직접 챙겨달라”고 부탁했고, 박재순 최고위원은 “호남에 대해 좀 더 신경을 써 달라”고 주문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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