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출구전략 시행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원 총리는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거시정책을 연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출구전략 적용 시점은 매우 신중하고 유연하게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유연한 통화정책을 유지해 경제회복세를 떠받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총리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도 일축했다. 그는 "올해 안정적이고 비교적 빠른 경제발전과 경제 구조조정, 물가 관리 등 3가지 중점 분야를 잘 관리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안화 절상압박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원 총리는 "각국이 강제적인 방법으로 다른 나라의 환율을 절상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압력은 위안화 환율 개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시장의 수급에 기초해 현행 관리형 변동환율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며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수준으로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원 총리는 특히 "위안화 환율이 결코 평가절하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이미 한국과 일본, 유럽, 미국의 주요 수출시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대중 수출 현황과 2005년 환율 개혁 이후 위안화 절상폭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필요에 따라 수출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자국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환율을 낮추고 다른 나라의 환율은 올리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미국을 정면 비판했다.
이밖에 원 총리는 구글 및 리오틴토 사태 등 외국 기업과의 갈등에 대해 "중국은 시장개방을 추구한다"며 "중국에서는 외국 기업들에 국내 기업과 같은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과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등 양안 협력에 대해서는 "우리는 한가족이며 '대만에 가고 싶다'는 희망이 더욱 강렬해지고 있다"고 밝혔고 홍콩과의 '일국양제'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폐막한 전인대에서는 경제와 민생이 주요 화두로 논의됐다. 경제 측면에서는 경기회복기에 필요한 경제발전 모델과 경제성장 유지방안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민생 쪽에서는 부동산 급등에 따른 주택난과 교육ㆍ의료, 부정부패 방지, 도농 차별적인 선거법 개정, 호구제도 개혁 등이 의제로 다뤄졌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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