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장기화되면서 경매시장에서도 주상복합 아파트가 홀대를 당하고 있다. 주상복합 아파트의 낙찰가 하락세가 일반아파트에 비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도권 일반아파트와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매 낙찰가를 비교한 결과 최근 6개월간 일반아파트의 낙찰가율이 평균 84.9%였던데 비해 주상복합아파트는 78.3%에 그쳤다. 낙찰가율이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뜻한다.
일반아파트 낙찰가율은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가 제2금융권으로 확대된 지난해 10월 이후에도 8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상복합아파트는 지난해 12월 83.4% 이후 올해 들어서는 줄곧 70%대에 머물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는 금융위기를 전후한 시기인 2008년 8월부터 2009년 5월까지 낙찰가가 줄곧 70%대에 머물렀으며 지난해 1월에는 67.9%까지 주저앉는 등 경기에 민감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는 전용면적 166.7㎡형이 세 차례 유찰을 거쳐 올해 2월22일 경매에 부쳐진 결과 감정가 24억원의 60.5%인 14억523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에서 10억원 가까이 저렴하게 낙찰된 것이다.
이 주상복합은 지난 1월18일에도 동일 면적형이 감정가 21억 원에서 세 번 유찰되고 나서 14억100만원(66.7%)에 낙찰된 바 있다.
경기지역 주상복합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파크뷰 전용 182.2㎡는 감정가 24억 원에서 두 차례 유찰, 지난달 1일 감정가의 77.1%인 18억5100만원에 낙찰됐다.
앞으로 경매 진행되는 물건 가운데에도 경매가가 대폭 떨어진 주상복합아파트가 대거 포함돼 있다.
송파구 신천동 '더샵스타리버' 전용 145.9㎡는 감정가 14억원에서 두 차례 유찰돼 최저가 8억9600만원에 경매에 부치며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전용 177㎡는 감정가 19억에서 6억8400만원 낮은 12억1600만원에 경매될 예정이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부동산 불경기에는 투자처에 대한 선별이 까다로워지며 우량과 비우량, 선호와 비선호 간의 가격 격차가 더 커지는데 아파트 경매시장에서도 일반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 간에 양극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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