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로 이재용 부사장 등 자녀들에 대한 경영권 승계 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정기 인사 이후 삼성은 이재용 중심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이 부사장은 승진과 함께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직을 맡았다. COO는 대표이사를 보좌하는 실절적인 회사의 2인자의 위치다.
여기에 신사업추진단도 이 부사장의 휘하에 들어갔다. 삼성의 미래 사업을 추진·조율하는 역할을 맡은 추진단은 삼성 비서실 출신이자 삼성의 장수 CEO인 김순택 부사장이 단장으로 있다.
최 사장과 김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호흡을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경영수업을 받는 동시에 경영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회장의 복귀로 이 부사장은 아버지로부터 직접적인 경영 수업을 받게됐다. 이 회장의 경영 복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삼성 역시 구심점을 마련하기 위해 이 부사장을 그룹의 대표로 내세워야 한다. 그러나 이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섬으로서 경영권 승계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1942년생으로 올해 68세다. 이병철 선대 회장은 77세의 나이로 타계하기 직전까지 경영을 직접 이끌어왔다. 이 회장의 경영 능력과 노하우에 대하 평가 역시 높다. 최근 세계 경제 구도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고 이 부사장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 이 회장은 1978년부터 1987년 선대 회장 타계 직전까지 경영 수업을 받았다. 아울러 반도체 등 굵직한 사업을 직접 맡았다.
이 부사장은 COO 직을 맡은 이후 최 사장과 함께 적극적인 글로벌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일본·미국 등 유학 생활을 통해 습득한 언어능력과 인맥, 친화력은 이 부사장의 업무와 상응한다. 아울러 사내 구성원에 대한 장악능력도 상당 부분 키웠다.
실제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 부스에서 거래선을 비롯한 주요 거래선을 직접 영접했다.
아울러 이 회장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더욱 많은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 있는 동안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에버랜드 전무,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보다 빼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야 한다. 이 회장 역시 선대 회장의 셋째 아들로 애초 삼성의 후계자는 장남인 이맹희씨였다. 경영 능력과 소질을 감안해 후계자가 바뀐 것.
하지만 경영승계 구도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한 인사는 "이 부사장은 조직에서 단단한 위상을 갖고 있다"며 "조직 내에서 품성이나 경영 능력, 리더십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이하늘·김병용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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