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천안함 침몰 사고 대응방식을 놓고 연일 논쟁을 벌이는 가운데 야당이 요구한 진상조사특위 구성에 대해 ‘실종자 구조가 우선’이라며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던 한나라당이 1일 진상조사특위 구성에 적극 협의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다만 여전히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 보고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6일에는 정보위 여야 간사 합의에 따라 정보위를 열기로 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여야는 2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국무총리와 국방장관 등을 출석시켜 이에 대한 긴급현안질의를 갖기로 해 주목된다.
1일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당초 오늘 열기를 원했던 국회 정보위원회를 최병국 정보위원장과 한나라당 간사가 못 열겠다고 해서 오는 6일 오후 2시에 (회의를) 열기로 잠정합의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국정원의 북한정보 보고도 중요하지만 군 내부동향을 아는 기무사와 모든 교신내용을 분석하는 정보사의 보고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빨리 정보위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방위에서 밝혀지지 않은 내용들을 비록 비공개라 하더라도 정보위에서 정확하게 보고받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같은 날 한나라당 안상수 원대대표는 “야당이 요구해온 천안함 침몰사고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에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내일 긴급 현안질문을 하는데 현안질문과 대정부질문을 거쳐서도 부족하면 우리는 어떤 형태의 진상조사 특위에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몽준 대표도 “천안함 사고와 관련 온갖 억측과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며 "유언비어를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을 차분하게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고 진상은 당연히 밝혀져야 하지만 실종자 구조만큼 촉각을 다투는 일이 아니다"면서 "긴급 현안질의가 열리면 여야 모두 국가안보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입장 선회는 사고 발생 6일이 지나도록 정부와 군 당국이 천암함 사고에 대한 정보 공개를 꺼리면서 사고 원인에 대한 의혹이 커지는 등 여론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앞서 하루 전인 31일까지도 정 대표는 “지금은 실종자 구조에 전념하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며 “진실 규명이나 책임 추궁을 할 시간은 앞으로도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 각 3명과 무소속 의원 1명 등 7명은 정부를 상대로 사고 원인 등에 대해 질문한다. 또한 국정원, 군 기무사, 정보사 등 정보기관들이 소속된 정보위원회의에서는 앞서 열린 국방위원회의보다 상세한 정보보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어 7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에서도 천안함 침몰 사고 문제가 집중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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