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다. 제약산업 환경 변화로 국내 제약사들의 신성장 동력 마련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작업을 진행 중인 삼천리 제약 외 수십 개의 제약사가 매물로 나와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가운데 '실탄'을 충분히 확보한 대형 제약사들이 중단기적으로 M&A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M&A에 소극적이었다. 제네릭(복제약)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나는 시장 구조때문에 제약사간 M&A가 이뤄져도 매출규모나 이익이 크게 늘지 않았던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리베이트 단속, 약가인하 정책 등 강력한 규제정책을 펴고 있어 제약사들은 신성장동력 구축이 불가피해졌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대형제약사들은 몸집을 키워야 하고 중소형제약사는 약가규제에 따라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며 "서로의 이해가 맞물려 제약업 M&A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제약업계 첫 M&A 매물인 삼천리 제약의 인수후보는 동아제약으로 압축됐다. 지난 30일 삼천리제약 우선협상자 선정을 위한 1차 입찰은 유찰됐고 이어 실시한 재입찰에서 동아제약이 단독입찰한 것.
또한 SK케미칼은 최근 삼정KPMG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이 시총 규모 2000억원에 이르는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할 경우 제약-바이오업체간 사상 최대 규모의 M&A로 기록된다.
삼천리 제약 인수전에서 발을 뺀 녹십자는 신종플루 백신 매출을 통해 유입된 대규모 현금확보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M&A를 추진 중에 있다.
녹십자는 공격적 M&A를 통해 2018년까지 2조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50위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회사는 현재 매출액 1000억원 규모의 전문의약(ETC) 제약사 인수를 위해 후보기업군을 정해놓고 자체 실사 중이다.
글로벌 제약업계도 신성장 동력을 위한 M&A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ILA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글로벌 제약업계의 M&A 성사 금액은 사상 최대인 1472억달러에 달했다"며 이는 "빅 파마들의 메가딜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지원 미래에세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국내 제약업체들의 M&A 움직임은 글로벌 제약업계의 합종연횡 가속화 국면과도 무관치 않다"며 동아제약과 녹십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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