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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틀러 효과'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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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0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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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달러 환율 두 달 반만에 최저기록

원ㆍ달러환율 두달반만에 최저 1,126원..1000원선 전망도
최 내정자 "의견 없다" 발언 불구 시장 카리스마 여전

'최틀러(최중경+히틀러의 합성어) 효과'는 정말 사라진 걸까. 원ㆍ달러 환율이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 내정 소식으로 반짝 오름세였다가 반전, 지난 주말 급락세로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1일과 2일 이틀 동안 달러당 5.30원이 하락해 두달 반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3월 무역수지가 두달 연속 큰 폭 흑자로 돌아섰고, 국내 증시도 오름세가 이어져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 내정자의 복귀가 주목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 수석 내정자는 그러나 인선 발표가 난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참모는 의견이 없다"며 앞으로는 비서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아직까지는  최 내정자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다. 향후 원ㆍ달러 환율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 수출 호조ㆍ주가 강세로 환율 하락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환율이 1126원으로 급락한 데는 수출 강세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 외국인 주식 순매수(3500억원 가량)가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21억9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올 들어 두달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규모는 6조4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도 5조원 이상 순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가 1700선을 돌파한 점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외환당국이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1120원선을 하회했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감이 실린다. 공기업의 대규모 달러화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관측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각국 경제지표 개선과 주가 강세, 외국인의 지속적인 주식 매수세 등 환율 하락 요인이 우세했다"며 "일부 공기업이 3억달러 가량 매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율이 하락폭을 줄였다"고 말했다.

◇ 1000원선 전망도..최 내정자 원화 강세 용인할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풍부한 외화 유동성에 힘입어 당분간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당국의 대응이 없다면 1000원선을 위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경제지표가 우수한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1000원 부근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SC제일은행도 원ㆍ달러 환율이 2ㆍ4분기 말 1120원으로 밀린 뒤 3분기 말 1100원, 4분기 말 1050원, 내년 1분기 말 1025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원화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정부가 최근 들어 수출다변화와 기술경쟁력 제고로 환율 변동이 수출에 미치는 효과가 과거와 달리 제한적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중국 등과 가격경쟁력 면에서 상당한 위협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비록 최 내정자가 비서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포부를 피력하긴 했으나 추가 환율 하락 움직임에 대해 실제 어떻게 대응할지는 미지수다.

최중경 라인으로까지 불렸던 1140원선이 깨진 지 이미 오래됐지만 시장에서 그의 카리스마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박준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으로 인해 원화표시 수출가격이 상승함으로써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원ㆍ엔 환율의 동반 하락세가 지속되면 일본 기업과의 경합에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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