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국제유가와 원ㆍ달러 환율 흐름이 심상치 않다. 국제유가는 지난 1ㆍ4분기에 이어 2분기 들어서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환율 흐름 또한 하락세가 지속돼 경기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7일 한국석유공사와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중동산 두바이유의 상승세가 그치지 않으면서 국제시장에서 현물거래 가격이 이틀째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0.90달러(1.09%) 오른 83.20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 5일에 이어 석달 만에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두바이유 최고가격은 1월11일 배럴당 81.35달러였다.
두바이유 거래가는 지난해 두바이유의 평균가격보다 21.38달러, 지난달 평균보다도 9.61달러나 높다. 다른 국제유가도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1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공사는 올해 두바이유가 배럴당 75달러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측한 바 있어 벌써 예상치를 8달러 이상 웃돌고 있다.
이날 뉴욕 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도 배럴당 0.22달러(0.25%) 오른 86.84달러, 런던 석유거래소(ICE)의 북해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도 배럴당 0.27달러(0.31%) 오른 86.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의 가격은 2008년 10월8일 배럴당 88.95달러, 브렌트유는 같은 해 10월3일 90.25달러 이후 가장 높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유가가 상승했지만 최근에는 EU지역의 비정상적인 경제위기로 유로화 가치가 떨어져 이런 공식이 어긋났다"며 "석유의 수급상황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투기자금이 일시에 석유시장으로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원ㆍ달러 환율도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달러당 1120원대로 내려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1123.20원)보다 2.70원 하락한 1120.5원으로 마감됐다.
위안화 평가절상 시기가 거론되는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의 원화 베팅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외국인투자자의 한국 주식 매수행진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그러나 경제 회복국면에서 고유가와 원화가치 급등이 물가 앙등과 수출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유가가 80달러 초반 정도까지는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상으로 넘어서면 물가와 경상수지에 영향을 주고, 전반적으로 금리도 올라가 출구전략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 경제 성장에도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 하락이 수입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유가 오름세는 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환율 하락으로 상쇄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경기에 영향을 미칠지는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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