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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수 HB파트너스 대표 |
요즘 '펀드런'이 계속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1700선에 안착했지만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하고 있다.
필자가 상담을 할 때도 새로운 투자보다 기존 투자를 정리하기 위한 전략에 대한 질문을 훨씬 더 많이 받는다.
거슬러 올라가면 IMF외환위기와 IT버블 붕괴, 카드채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동유럽과 두바이 남유럽 사태 등을 연이어 겪으며 투자자들의 심리가 보수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다가오고 있는 먹구름들도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IMF와 유럽연합(EU)가 공동으로 그리스에 대한 지원에 나선다고는 하지만 그리스 은행들의 부도 위험이 여전한 데다 유럽 16개국이 사용하는 유로화의 가치가 점점 하락하면서 영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잊을만 하면 자신들의 존재를 다시 각인시키곤 했던 북한은 천안함 침몰의 배후로 꼽히는 한편 금강산 등 북한 내 관광사업을 중단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이미 관광공사 소유의 건물들이 몰수됐고 현대아산 등 민간기업 소유의 부동산도 몰수할 것이라는 뉴스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을 대신해 중국 기업들과 6개월 단기 계약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을 시작한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그리스 경제 규모에 버금가는 캘리포니아 부도설이 나오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투자에 유리한 호재는 하나도 없는 형국이다. 그래도 재테크를 통해 자산을 불려보겠다고 고민하는 투자자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재테크나 투자에 있어서 단순함을 전제로 하자.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삼고 보수적인 투자에 나서자는 얘기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은행 예·적금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지만 베트남 수도가 어딘지도 모르고 투자했다가 3분의 1 토막이 나는 묻지마 투자도 곤란하다.
"잘 되겠지, 지금 이렇게 떨어졌으니 오를 일만 남았어"라는 식의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곤란하다. 복잡한 변수와 수치를 모두 계산하기는 쉽지 않지만 오를 만한 요인보다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요인부터 찾으면서 투자를 해야 한다.
진주가 가득한 그릇에서 흑진주를 하나 찾는다는 생각보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진주가 가득 담겨있는 그릇에서 진짜 진주 하나를 찾는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HB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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