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대규모 리콜 사태를 빚은 도요타가 의도적으로 차량 결함을 은폐하고 리콜을 미뤘다는 증거들이 잇따라 드러나 또 다른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도요타 미국 판매법인 부사장으로 있다 퇴직한 어빙 밀러가 지난 1월 내부에 보고한 이메일 문건을 공개했다.
밀러 전 부사장은 이 문건에서 "반갑지 않은 소식이지만 특정 모델의 가속페달에서 기계적인 결함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더 이상 이 사실을 숨길 수 없다. 사실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메일이 발송된 지 사흘 뒤 도요타는 결국 미 의회의 압박에 굴복, 일부 차량의 가속페달이 들러붙는 결함을 밝히고 수백만대를 리콜했다.
NYT는 차량 안전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응해온 도요타의 행태는 최근에야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미 교통부는 지난 5일 도요타에 사상 최대인 164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까지 유례없이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7만 페이지에 달하는 미 정부와 도요타의 문건에는 도요타가 유럽과 캐나다와 달리 미국에서 유독 안전문제를 소홀히 다루며 리콜을 미뤄왔다는 사실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제임스 렌츠 토요타 미국 판매법인 사장은 지난 2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가속페달 결함에 대해 지난 1월까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도요타 내부 문건에 따르면 미국 내 엔지니어들은 지난해 4월 이미 가속페달의 문제점을 보고했다.
미 교통부는 이를 근거로 도요타에 추가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하지만 도요타의 결함 은폐 사실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민형사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도요타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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