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6%에 5.2%로 0.6%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는 삼성경제연구소나 LG경제연구소 등 민간 연구기관이 예상한 4.3~4.6%보다 1%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치다. 기획재정부가 전망한 5.0%보다도 0.2%포인트 높다.
한은이 올려 잡은 0.6%포인트가 현실화 할 경우 한국은 51억4500만 달러(2008년 기준 GDP 8575억 달러)의 부가가치를 추가로 생산하게 된다.
이는 삼천리그룹·한국전력기술·팬택&큐리텔·웅진그룹 등 연 매출 5조원 정도의 대기업이 한 곳 더 생기는 것과 같은 효과다.
재정을 풀어 경제 성장을 이끄는 것이 기획재정부의 목표라면, 한은은 정부의 확장적 재정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 하면서 이를 조절해 경기와 물가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때문에 재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일종의 '성장' 목표치인 반면 한은의 전망치는 '안정' 목표치다.
한은은 지난 60여년 동안 이 같은 보수적인 경제 전망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갑자기 경제를 낙관하는 이유는 뭘까.
지난 4월 초 있었던 김중수 한은 총재의 취임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김 총재는 취임과 함께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강조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위험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기존의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강조했던 이성태 전 총재와 대조를 이뤘다.
지난 5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상견례 자리에서는 "두 기관이 한 배를 탔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정부 측 관계자의 발언이 나올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도했다.
지난 보름 동안 있었던 김 총재의 행적과 발언을 미뤄 짐작했을 때 이번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도 김 총재의 성향과 경기 인식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결국 김 총재는 정부와의 공조와 경제 성장을 한은과 자신의 역할로 잡은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국내외 경제전문가와 투자자들은 불안하다.
한은이 확장적 경제정책에 편승한 상황에서 국가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새로 취임한 김 총재는 한은의 목표와 자신의 역할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고 이를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ykkim@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