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정부가 우리국민의 주식인 쌀에 대해 감산정책으로 돌아섰다.
18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쌀의 과잉생산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구조화됐다고 진단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쌀 감산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2008년부터 2년 연속으로 벼농사는 풍년이었다. 하지만 국내 쌀 수요가 이를 소화하지 못해 쌀이 남아돌면서 값이 급락하는 등 벼 농가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부터 논 농업의 다양화, 가공용 쌀의 계약재배 확대 등을 통해 쌀 수급 조절에 나선 것.
논 농업 다양화는 논에 벼 대신 콩, 밀 등 다른 작물을 심는 것을 말한다. 쌀이 남아도니 생산을 줄여 수급을 맞추고 대신 콩, 밀 등 자급률이 낮은 작물을 논에 심어 식량자급률도 끌어올리자는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문제는 콩, 밀 농사의 농가 수익이 쌀만 못할 뿐만 아니라 콩, 밀은 농사 자동화가 덜 진전돼 힘이 든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는 논에 벼 대신 콩, 밀을 심은 농가에 소득을 보전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농식품부와 재정 당국 사이에 견해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콩, 밀 등의 농사를 기계화하고 가공.판매와 관련된 저장시설, 탈곡시설 같은 인프라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은 예전부터 정책적 지원이 왕성해 기계화가 많이 진전됐지만 다른 작물은 그렇지 못하다"며 "덜 힘들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올해부터 논에 벼 대신 다른 작물을 많이 심은 농가나 지방자치단체를 포상하기로 했다. 이 포상금은 총 1억2000만원 규모로 지난해까지는 우수한 품질의 쌀을 만들면 지급했지만 올해는 전액 작물 전환 포상에 지급된다.
지금까지 쌀 농가에만 지급하던 변동직불금을 논에 다른 작물을 짓는 농가에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공용 쌀 계약재배도 유도하기로 했다. 이는 밥쌀용 쌀과 달리 술이나 떡, 쌀국수, 쌀과자 등 쌀 가공식품 제조에 적합한 쌀을 쌀 가공기업과 농가가 미리 물량과 가격을 정하고서 재배하는 것이다.
쌀 수요처를 넓히는 방안의 하나로 쌀 가공산업을 활성화한다는 게 정부 복안이지만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가공용 쌀 공급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 가공업체들은 안정적으로 쌀이 공급돼야 발벗고 쌀 가공산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가공용 쌀의 계약재배를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가공용 쌀의 단가는 밥쌀용 쌀보다 낮지만 수확량이 많아 농가 입장에서 소득 감소는 없다는 설명이다.
uses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