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사기혐의로 피소되면서 다음 표적이 어디가 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금융감독당국은 물론 의회의 조사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월가 대형 금융기업들을 상대로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 거래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EC는 이번에 문제가 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집중 조사할 태세다.
크레딧스위스(CS)는 CDO 관련 피소 위험이 가장 큰 곳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를 꼽았다. BoA-메릴린치는 2005~2008년 169억달러 규모의 거래를 주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UBS(158억달러), JP모건체이스(99억달러) 순으로 거래 규모가 컸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2006~2007년엔 메릴린치와 씨티그룹, 도이체방크가 CDO 거래를 주도했다.
이들은 미국 주택시장이 붕괴될 조짐을 보이자 부실 모기지를 모아 CDO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 참여한 헤지펀드들은 모기지 가치 하락에 베팅해 큰 돈을 챙겼고 투자은행들도 거액의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골드만삭스가 폴슨앤드코를 끌어들여 10억달러를 벌어주고 1500만달러의 수수료를 챙긴 것과 같은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헤지펀드 마그네타캐피털과 거래한 투자은행들도 주목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와 BoA-메릴린치 씨티그룹 도이체방크 UBS 등이 대표적이다.
온라인매체 최초로 올해 탐사보도 부문 퓰리처상을 받은 프로퍼블리카는 마그네타가 적어도 400억달러 어치의 CDO 설계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프로퍼블리카는 마그네타가 역베팅을 통해 거액을 벌어들였고 투자은행들은 수수료를 챙기며 이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몇몇 은행들이 마그네타를 대신해 투자자들이 실패하는 투자를 하도록 도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로 한 영국과 독일 금융감독당국은 각각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IKB를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RBS와 IKB는 금융위기로 구제금융을 지원받고도 이번에 문제가 된 CDO 거래에 참여해 각각 8억4000만달러, 1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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