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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는 지난 1월 5일 화입(火入) 이후 약 50일 만에 조강생산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이는 50여년 동안 철강산업의 기반을 다지며 쌓아온 현대제철의 저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1953년 한국 철강산업의 시작을 알린 현대제철. 지난 8일 다시 한번 우리 철강사에 새로운 신기원을 열었다. 현대제철은 이날 일관제철소 준공식을 갖고 민간기업 최초로 고로 조업을 통한 고품질 철강제품의 생산체제를 갖췄다.
지난 1월 5일 화입(火入) 이후 약 50일 만에 조강생산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이는 50여년 동안 철강산업의 기반을 다지며 쌓아온 현대제철의 저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대제철 설립과 전기로제강 시대
한국 철강산업은 1953년 현대제철의 전신인 대한중공업공사가 철스크랩을 재활용하는 평로를 도입하며 시작됐다.
당시 현대제철은 독일로부터 최신 설비를 도입해 당시 유일한 자원이었던 전쟁고철을 원료로 생산한 각종 철강제품을 국내에 공급했다.
무엇보다 건설 과정에서 현대제철은 상당수의 기술 인력들을 독일로 연수를 보내거나 독일 기술감독관(수퍼바이저)로부터 선진 철강기술을 습득했다. 이를통해 현대제철은 철강산업 기술의 기초를 닦았다.
해당 기술 인력들은 이후 설립되는 철강업체들의 건설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 2005년 철강협회가 발간한 한국철강산업발전사에서는 "현대제철이 우리나라 철강인재의 산실이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후 1954년 동국제강과 대한제강, 1957년 한국철강, 1959년 동양석판, 1960년 세아제강, 1962년 연합철강(현 유니온스틸) 등 민간 자본의 철강기업들이 설립돼 국민경제 부흥의 밑거름이 됐다.
◆일관제철소와 전기로 동반성장
지난 1968년 설립된 포항제철(현 포스코)은 1973년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하는 고로제선법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하면서 전기로와 고로의 동반성장 시기가 열렸다.
포스코가 세계적 철강업체로 성장, 발전하던 이 시기에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한 민간 전기로 제강업계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특히 1990년대는 연간 5~9%에 달하는 경제성장과 함께 의욕적인 설비 확장이 추진됐고 고로와 전기로의 동반성장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국내에서 생산하는 쇳물의 43.6%를 전기로제강이 담당한다. 이는 세계 평균 수준인 32.8%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이 시기에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을 선도했다. 그 결과 인천과 포항, 당진의 3개 공장체제를 갖춘 조강생산능력 1100만t 규모의 세계 제2위 전기로제강업체로 부상했다.
또 이것은 이후 현대제철이 당진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바탕이 된다.
현재 현대제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로제강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철강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6개의 세계일류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내진 소재의 건축강재를 생산, 공급하고 있다.
◆일관제철소 가동…국가 경쟁력↑
현대제철은 올해부터 민간기업 최초로 가동한 일관제철소에서 뽑아내는 쇳물을 기반으로 국가 기간산업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철강 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에도 철강재의 상하공정간 불균형으로 만성적인 소재 부족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가동으러 만성적인 철강재 부족은 어느 정도 해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이미 연산 400만t 규모의 고로1기를 가동하고 있다. 오는 2011년까지 추가로 1기를 건설해 연산 8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완공할 계획이다.
또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고급 철강재는 조선ㆍ가전ㆍ기계ㆍ자동차 등 철강 다소비 산업의 안정적인 소재 조달은 물론 경쟁력 향상도 견인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고품질의 자동차용 강판과 조선용 후판을 주력제품으로 생산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당진 일관제철소 기공식도 갖기 전인 지난 2005년 12월 현대제철 연구소를 개설하고 선행 연구를 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말까지 자동차강판 외판재 개발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통상 자동차강판을 개발하는데 7~10년의 연구기간이 필요한데, 현대제철은 '선행 맞춤 연구'를 통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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