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교조 명단 공개, 그 씁쓸한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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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0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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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 명단 공개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의 전교조 명단 공개에 대해 법원이 매일 3000만원의 벌금 부과를 판결하자 김효재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조 의원으로부터 전교조 명단을 넘겨받아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명단을 공개하면서 연대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야당들은 릴레이 명단공개 행태를 강력비판하고 나서 법원과 여당의 갈등을 넘어 여야 대결구도까지 형성되는 분위기다.

조 의원은 전교조 명단을 공개하면서 학부모의 알권리 차원에서 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자녀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어떤 이념과 정치적 성향을 지니고 있느냐를 학부모들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전교조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측은 교사들의 개인 정보와 사생활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전교조 명단공개가 논란거리인 것은 맞다. 문제는 조 의원의 명단 공개가 학부모와 학생들의 알권리와 학습권에 얼마나 실질적 이득이 되느냐다. 사교육 열풍이 끊이지 않은 교육 현장에서는 학부모와 교사, 학생과 교사간 갈등이 벌어지는 등 공교육이 위협받고 있는 게 현주소다. 섣부른 명단 공개는 자칫 교사 개인의 실력과 열정보다 소속 단체로 교사의 능력을 재단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는 것이다.

전교조 명단 공개 논란 과정에서 법치를 강조하는 집권 여당의 '사법부 길들이기' 행태도 위험수준에 도달했다. 정두언 의원 등은 조 의원의 명단공개를 지지하면서 2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교조 명단 공개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집단행동은 사법부에 대한 불복종 운동이자 정면 도전으로 비친다. 법치를 외쳐온 집권당 스스로 법질서를 어지럽히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과연 국민들이 이를 납득할지 의문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우리 사회에서 법과 질서를 준수하는 준법정신은 취약하다.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떼를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의식도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며 “어떤 이유에서든 법치를 무력화하려는 행동은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조 의원을 비롯해 릴레이 전교조 명단공개를 감행하고 있는 여당 의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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