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호기자) 미술 시장에 봄 기운이 완연하다. 지난해 경기침체로 움츠러들었던 미술계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화랑가에서도 인기ㆍ유망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점차 활기를 띄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 소유한 기업미술관들은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일반 관람객들을 고급미술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다. 앞으로 5회에 걸쳐 미술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업미술관을 소개한다.
(2)성곡미술관
성곡미술관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정아'부터 떠올릴 것이다. 일명 '신정아 사건'은 미술계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충격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신정아=성곡미술관 관장'이라는 등식은 버려야 한다. 성곡미술관은 최근 중진·중견 작가 발굴에 역점을 두는 등 대표적인 기업미술관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5년 설립된 성곡미술관은 원래 쌍용그룹 창업자인 故 김성곤 회장의 저택이었다. 김 회장의 큰누나인 김인숙 관장은 지난해 박천남씨를 기획실장(학예연구실장)으로 영입했다.
서울 시립미술관 전시기획 전문가였던 그는 성곡미술관이 신진 작가들의 모험적인 시도와 중진 작가들의 지속적인 창작열을 지원하고 있다.
성곡미술관은 크게 1관과 2관, 야외 전시장으로 나뉜다. 전시관은 작품 간의 간격을 넓게 하고 하얀색감의 벽면을 선택해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중진·중견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지원하는 성곡미술관은 4일부터 이명호·김영애展을 연다. 1관 에서는 20년 넘게 서정적이고 여운짙은 풍경을 통해 내면의 정서를 담아내는 김애영 작가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다.
2관에서는 '이명호 : 사진행위 프로젝트 Photography-Act Project展'이 열린다. 잘 알려진 'Tree Series'외에도 'Sea Series'를 포함한 비디오 도큐먼트가 함께 소개된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재현과 매개물에 관한 담론을 환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성곡미술관은 미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현장실습생'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상·하반기 각 6개월 과정이며, 프로그램 종료 후에는 '인터날래展'과 같은 수료 전시회도 개최한다.
김진섭 큐레이터는 "성곡미술관은 중진·중견 작가들 뿐만 아니라 신진 작가를 지원하는 등 미술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 전시회는 봄을 맞아 서정적인 특색이 강한 김영애, 모험적인 시도를 하는 이명호 작가의 작품을 전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성곡미술관은 한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하는 야외 조각 전시장으로 유명하다.
서울 신문로 역사박물관 뒤에 위치한 성곡미술관. 미술관의 야외 전시장은 관람객에게 아름다운 산책로를 제공한다. |
숲이 우거진 야외 조각 전시장은 봄·여름·가을·겨울 등 계절에 따라 관람객들에게 아름다운 산책길을 선사한다.
또 전시장을 둘러본 뒤 뮤지엄 카페에서 차 한잔을 즐기면서 문화의 향기에 흠뻑 취해볼 수 있다.
특히 광화문 역사박물관 근처에 위치해 도심 속 젊은 직장인들이 잠시나마 자연 속에서 여유도 즐길 수 있다.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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