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6일 7500억원 넘게 내다판 외국인은 7일에도 1조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일중 사상 순매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외국인의 빠른 복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2374억원을 내다팔았다. 이는 지난 1998년 1월20일 집계 이후 최대 수준의 순매도 금액이다. 이 탓에 7일 코스피도 전날보다 2.20% 내린 1647.50으로 급락했다.
외국인의 매도를 촉발시킨 직접적인 원인은 물론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이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남유럽으로 확산될지 모른다는 우려감에 투자심리가 얼어 붙은 것.
때문에 전문가들은 유럽 국가들의 부채 문제 해결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리스 문제는 대출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금융시스템을 마비시켜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지에 대한 리스크가 가장 큰 상황"이라며 "유로존 재정 위기를 해소할 수 있을 만한 새롭고도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준다면 외국인의 복귀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3~4월에만 10조원 넘게 사들이면서 보유하고 있는 물량이 많다는 점도 외국인 매도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위험 선호도가 낮아지며 주식 보유 욕구가 낮아진 터라 가급적 현금으로 보유하려는 심리가 강할 수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때마침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해 환차익이 불어난 점도 현금화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본질적으로는 유럽권에서의 정책 결정이 외국인의 움직임을 좌우하겠지만 현재까지 나와있는 요인들을 놓고 볼 때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좀 더 팔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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