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6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제1당에 올랐다. 이와 동시에 1997년 토니 블레어 총리에서 고든 브라운 총리로 이어지던 노동당 정권은 13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올해 43세의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는 1783년 이후 200여년 만에 영국 최연소 총리가 될 예정이다.
그러나 승리의 영광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수당은 과반 의석인 326석에는 못 미쳐 연립정부를 구성하거나 소수당 내각을 끌어가야 한다.
◇ 선거 결과는?
7일 오전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예상 의석수는 보수당 308석, 노동당 260석, 자유민주당 53석, 기타 29석으로, 잠정 득표율은 보수당 37%, 노동당 30%, 자민당 23%다.
자민당은 TV 토론을 통한 닉 클레그 당수의 돌풍에도 불구하고 지역구별로 굳어져 있는 보수당-노동당 중심의 투표 성향을 바꾸지는 못했다. 보수당과 노동당의 골수 지지자들이 선거 막판 결집력을 발휘하면서 자민당의 돌풍은 오히려 의석수에서는 줄어드는 `찻잔 속의 태풍'에 머물렀다.
◇ 승리 요인은?
보수당의 승리 요인은 노동당의 장기 집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과 변화를 희망하는 심리적 요인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보수당으로의 부동층 막판 쏠림 현상 덕도 있다.
노동당은 지난 1997년 토니 블레어 당수가 43.2% 득표율로 419석을 장악해 집권 보수당을 누르고 거대 여당이 됐고 이후 2001년 선거와 2005년 선거에서도 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가 이라크전 개전을 둘러싼 논란으로 중도 사임하고 2007년 6월 고든 브라운 당시 재무장관이 총리에 오르면서 유권자들 사이에 `갈아보자'는 심리가 확산됐다.
그러던 도중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강타하면서 재무장관 10년 경력을 자랑하는 브라운 총리에 대한 기대감에 노동당 지지도가 다시 상승했지만, 경기침체 장기화와 아프간 파병 영국군 사망자 급증 등으로 다시 여론이 노동당에 등을 돌렸다.
이후 점점 노동당과 보수당의 격차가 좁혀졌으며, 양강 구도로 진행돼온 선거판은 사상 첫 TV 토론을 거치면서 자민당이 가세하는 3강 체제로 굳어졌다.
선거 막판에는 '헝 의회'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하면서 부동층이 1위 정당으로 기울어 보수당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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