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수의 머니IQ 높이기] 투자 전문가들에게 각서라도 받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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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1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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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수 HB파트너스 대표
지난주에는 '갑작스런 공포'나 '심리적 공황상태'를 의미하는 '패닉(Panic)'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많이 쓰였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하루새 3% 이상 하락하고 전 세계적으로도 대부분의 국가에서 주가 폭락을 경험했다.

그나마 국내 증시는 2008년부터 다져온 기초체력(펀더멘탈)이 탄탄해 2% 남짓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시장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국가채무 위험이 스페인과 이탈리아, 영국 등 유로존으로 번지는 것도 모자라 일본과 미국으로 전이될 것이라는 설이 난무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으로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고 중국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초대하는 등 대내외적 외교 상황까지 불안한 형국이다.

이럴 때 일반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투자의 방향을 잡고 행동해야 할까.

전문가 의견을 청취해보니 지금이 평소 편입하기 어려웠던 우량주들을 대거 매수할 기회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3~4월 시장에 쏟아졌던 호재들이 씻겨 나가면서 장이 바닥을 다지는 시기라는 것이다.

내가 증권사에 근무한다고 가정할 때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을 묻는다면 '지금은 정말 아닌 듯 싶다'고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을까.

주식매매 수수료와 운용 수익을 통해 월급을 받는 입장에서 '은행이나 저축은행 수신상품에 돈을 넣으라'고 얘기한다면 회사 윗분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라도 마찬가지다. 시장이 하락했을 때가 우량주를 매수할 수 있는 호기라면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도 지금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 평소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고가 아파트를 매입할 기회라고 얘기하는 전문가는 왜 없을까.

주식과 부동산의 투자금액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시장의 비난을 받지 않고 방향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의견을 밝힐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올해 주가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는 말을 달고 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이 양극화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한다.

일리있는 의견이지만 너무 모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제안한다. 전문가에게 개별 종목이나 지역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의뢰하되 시황은 묻지 말자.

전문가들도 그 동안 두루뭉술한 의견으로 일관했다면 앞으로는 투자자들이 고객를 끄덕이면서 이해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적어도 시장이 혼란스러울 때 혼란을 가중시키는 전문가는 없어야 하지 않을까./HB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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