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이 안갯속으로 치닫고 있다. 조합이 건설업체끼리의 컨소시엄을 배제하고 단독 입찰로 방향을 바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수주가 유력시 됐던 삼성물산·GS건설 컨소시엄도 각자 단독 입찰로 참여할 수 밖에 없게 됐다.
11일 고덕2단지 조합 등에 따르면 10일 열린 재건축 조합 대의원 총회에서 정족주 과반수 이상인 74명의 대의원이 시공사 단독입찰에 찬성, 시공사 선정방식을 확정했다. 조합은 이번주 중 시공사 선정공고를 내고 건설사가 단독 입찰제안서를 내도록 할 계획이다.
조합 측의 이 같은 결정은 '무상지분율'을 많이 주는 건설사를 선택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상지분율이란 조합원들이 추가 부담없이 재건축 후 지분을 차지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인근에서 뒤늦게 재건축을 추진한 고덕주공6단지에서 무상지분율을 높게 제시한 건설업체가 나타나자 2단지 조합원들도 자극을 받아 선정방식을 바꾼 셈이다. 2단지 시공사들은 최고 137%의 무상지분율을 제시했지만 6단지에서는 최대 174%를 제시한 상태다.
시공사 선정구도가 바뀌면서 지금까지의 경쟁 구도가 무의미해지게 됐다. 결국 누가 무상지분율을 많이 제시하느냐가 핵심으로 떠 오르게 됐다.
업계는 사업수주를 위해 영업력을 총동원했던 삼성문산 GS건설을 비롯해 대림산업, 코오롱건설, 대우건설 등이 제시하는 무상지분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는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단독입찰이라고 해도 누가 무상지분율을 많이 써내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2단지 특성상 6단지와 비슷한 상황(지분율)까지 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런 관측을 내놨다.
고덕6단지에 이어 고덕2단지에서도 높은 지분율이 제안될 때는 앞으로 재건축 시장 판도도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앞서 분양을 마친 재건축 아파트들이 미분양을 양산해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각 조합에선 무상지분율은 높이고 지분제로 계약해 리스크를 줄이는 등 판도가 확실이 변하고 있다"며 "2단지의 지분율이 어떻게 나오는 지에 따라 추후 시공사를 선정하는 재건축 사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단독 입찰로 선정방식을 바꾸면서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사업비가 워낙 큰 데다 금융권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도 어려운 상황에서 한개 건설사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을 하는 조합원들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또 시공사 선정이 7월 중순을 넘길 경우 공공관리자제도로 사업이 넘어가 시공사 선정은 사업시행인가 후로 연기되고 사업추진도 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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