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소리 내는 악기의 향연, 펫 메시니 '오케스트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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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1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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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즉흥 연주로 자신만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해온 펫 메시니(Pat Metheny)가 한국을 찾는다.

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펫 메시니 솔로 '오케스트리온(Orchestrion)'은 놀라운 형식의 프로젝트다.

2010년 1월에 발매된 새 앨범 '오케스트리온'에 실린 창작곡을 연주하는 이번 공연은 메시니의 팬은 물론 음악 애호가들에게 신선한 음악적 충격을 안겨줄 것이다.

팻 메시니의 리드 아래 피아노, 드럼, 퍼커션, 비브라폰, 기타, 베이스, 오르간 등 수 십 가지의 악기가 기계에 의해 스스로 소리를 내는 진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리온은 사람의 손길 없이 기계의 움직임으로만 연주되는 악기를 일컫는다. 1800년대에 시도됐던 오케스트리온 개념을 팻메시니가 오늘날의 최첨단 기술과 접목해 재창조했다.

그의 무대에는 각종 악기와 기계가 빽빽이 들어차 있고 이 모든 악기들은 기계에 의해 자동으로 연주된다. 팻 메시니는 기타만 직접 연주한다.

또 무대 위 한편에 위치한 나무선반에는 작은 유리병들이 놓여 있는데, 이 투명 유리병에는 서로 다른 양의 액체가 담겨 있다. 이 유리병에 바람을 불어넣어 각기 다른 휘슬 소리를 내는 것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게리 버튼(Gary Burton)이 제공한 비브라폰을 포함해 야마하의 자동 피아노인 디스클라비어를 제외한 모든 악기들(베이스, 드럼, 오르간, 퍼커션 등)은 솔레노이드 장치에 의해 연주된다.

솔레노이드는 도선을 나선형으로 촘촘히 감아 만든 원통형의 장치다. 여기에 전류를 흐르게 하면 자기장이 형성돼 근처의 물체를 끌어당기고 미는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솔레노이드에 의해 만들어진 기계장치가 연주하는 음악은 실제 인간이 연주하는 것에 놀라울정도로 가깝다. 이 프로젝트에는 악기 연주 로봇을 연구하는 엔지니어와 아티스트 집단을 이끌고 있는 에릭 싱어(Eric Singer)의 역할이 컸다.

다음달 팻 메시니의 공연을 관람하는 청중들은 오케스트리온을 통해 인간이 이뤄내기 힘든 정교함과 하모니, 어쿠스틱에 가까운 놀라운 사운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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