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6일 ‘2010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금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5.9%로 종전 전망치보다 0.4% 포인트 상향조정하면서 하반기부터 출구전략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을 이유로 ‘저금리·감세·재정지출 확대’라는 정책 기조를 유지해 왔다.
사실 지난해 말부터 각 기관들은 하나같이 우리나라가 올해 5% 정도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긴 했지만 출구전략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적지 않게 제기돼 왔다. 이같은 점에서 KDI의 성장률 상향 전망으로 출구전략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 10일 발표한 ‘2010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가 5%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21일 발표한 ‘상반기 세계경제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2010년 4.5%, 2011년 5.0%의 경제성장률을 보여 잠재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KDI는 지난해 11월 20일 발표한 ‘2009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가 올해 5.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민간을 포함한 각 경제예측기관중에서 가장 높은 것이었다.
KDI는 여기에 덧붙여 0.4% 포인트 성장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면서 출구전략 본격화에 힘을 싣고 있다.
먼저 KDI는 재정 건전성의 회복을 위해 세입·세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KDI는 “재정정책은 정책기조의 정상화와 함께 재정 건전성의 조기 회복을 목표로 적극적인 세입·세출 구조조정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재정총량을 적극 관리함으로써 재정수지를 개선하고 국가채무를 안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게 KDI의 설명이다.
이어 KDI는“위기 대응을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됐던 재정지출 조치들을 예정대로 종료하는 등 과감한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비과세·감면의 경우에도 당초 목적이 여전히 유효한지를 평가하는 등 그 범위와 수준을 엄격히 관리해 세입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올해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40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1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5.6%에서 36.1%로 증가했다.
이에따라 KDI는 금융위기 이후 이어져 온 2.0%의 초저금리 정책 기조을 점진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KDI는 “통화정책은 향후 물가상승 가능성 등 경제여건의 변화를 감안해 저금리 정책 기조의 정상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DI는 “견실한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고 있는 저금리 정책 기조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의 구조적인 상승요인도 점차 강화되고 있어 향후 물가 불안 가능성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 재정 건전성 강화에는 힘을 기울이겠지만 저금리 정책 기조의 변화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2011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에서 2011년도 재정운용 목표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약화된 재정 건전성이 조기에 회복될 수 있도록 재정총량을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며 “불요불급한 비과세·감면 축소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3일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가진 인터뷰에서 “아직까지는 남유럽 재정위기 문제, 국제 원자재 가격의 불안 등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있고 민간 부분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은 나타나고 있지만 얼마나 확고한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을 위한 현재의 정책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이어서 출구전략 본격화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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