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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사업 부실로 멍드는 '건설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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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2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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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F사업 부실로 건설사 경영난 금융권 동반 부실로 연결 분양가 상한제 완화 필요 발주처도 융통성 발휘해야

   
 
대표적인 공모형 PF 사업인 '상암 DMC 랜드마크 타워'(왼쪽)와 '판교 알파돔 시티'(오른쪽 위), 용산국제업무지구(오른쪽 아래) 조감도. 이들 사업은 현재 자금 조달 부진 등의 원인으로 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 '판교 알파돔 시티'는 2011년 9월 개통예정인 신분당선 판교역과 연결되는 종합쇼핑몰로 계획됐다. 판교신도시 중심상업지구에 위치해 분당권 수요까지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토지대금 2조3600억원 등 총 사업비 5조400억원에 달하는 이 사업은 아직 땅값 조차 완불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으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1조3000억원 정도 조달하고 나머지는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대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금융권이 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주택 경기 침체로 아파트의 분양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사업 자체가 휘청거리고 있다. 여기에 알파돔 시티의 지분 5%를 갖고 있는 풍성주택이 지난 11일 최종 부도 처리되며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 사업비만 30조원 이상으로 단군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이라는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내년 3월 실시계획 인가와 4월 기반시설 착공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자금 조달 문제로 차질이 생기면서 시행사 최대주주인 코레일과 투자사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투자 건설사의 지급보증도 문제다. 시행사와 금융기관는 PF대출에 대한 지급 보증과 출자금에 대한 보증을 건설사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사는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거나 실패시 막대한 채무를 짊어질 수 밖에 없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 경기 성남 분당구 정자동과 수원시 광교를 연결하는 전철 신분당선 연장선 1단계 구간(11.1km)은 당초 올 3월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국토해양부로부터 실시설계 승인을 받지 못해 7월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2015년으로 예정됐던 개통 일자도 2016년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유는 역시 자금. 총 사업비 1조200억원 중 5000억원은 정부가 부담하지만 나머지는 건설사 등 민간사업자가 조달해야 한다. 실시 설계 승인을 받기 위해서도 투자자와 금융기관 사이의 금융약정서가 반드시 필요한데 금융권이 대출을 꺼리면서 금융약정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에 공공과 민간이 공동으로 출자해 시행하는 공모형 PF사업은 총 120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중 80% 이상의 사업이 진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주요 공모형 PF사업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금융권이 개발사업에 대한 자금 대출을 크게 줄이면서 일부 사업이 좌초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일감 확보와 투자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건설업체들은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시공사인 건설업체는 PF대출 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출자금에 대한 보증도 요구 받는 등 사업 리스크 대부분을 떠 안을 수 밖에 없어 사업 부실로 인한 경영 악화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일부 투자건설사와 시공사는 이 같은 사업 때문에 커다란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PF사업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부담을 떠 안는 것이 시공사"라면서 "각 사업 참여자가 리스크를 적절하게 나눠야 하는데 건설사의 희생만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발주처는 공공부문의 특성상 계약 조건을 변경할 경우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며 투자자와 시공사가 요구하는 협약 조건 변경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한 보고서를 통해 "PF 사업의 부실이 우려되는 경우, 실시 협약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며 "이에 따른 발주처의 면책과 협약 변경에 따른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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