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 부산] '북풍'도 '노풍'도 없다...파탄난 경제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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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2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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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종원·김희준·이정은·감혜림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년을 맞은 23일, 여야 부산시장 후보들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경남 봉하마을을 찾았다.

선거가 급박하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추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당초예상과 달리 노풍이 그리 거세게 일지 않고 천안함 사태의 북풍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그리 크지 않아 경제에 대한 공세전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 여-야 부산시장 일제히 봉하마을로

연휴 마지막 날인 23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부산 시장 후보들은 선거 유세를 일제히 취소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허남식 부산시장 후보는 당초 서면역과 센텀시티역, 남천동 메가마트를 방문해 시민들과의 밀착 유세를 치른다는 예정을 취소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대신 허 후보는 이날 오전 사직보조경기장에서 열린 동아고 총동창 가족체육대회에 참석해 시민들을 만나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 오후 4시로 예정돼 있는 서면지하상가 유세전도 예정대로 펼쳤다.

민주당 김정길 부산시장 후보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1주기를 맞아 봉하마을을 방문, 권양숙 여사를 위로하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봉화마을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김 후보는 경남 거제 출신으로 고 노 전 대통령과 함께 1990년 3당합당에 참여하지 않은 바 있다.

대신 김 후보는 오전 8시 30분부터 동명대 운동장에서 열린 6월 항쟁 기념 체육대회와 오전 9시 40분 부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동아고 총동창회 등 오전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봉하마을에서 부산으로 돌아온 뒤부터는 모교인 부산대에서 자원봉사활동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1주년 콘서트'에 참석했다.

이날 부산 추모콘서트는'YB(윤도현밴드)', '안치환과 자유', '이한철밴드'를 비롯해 시인 도종환 씨, 영화배우 명계남 씨가 출연하기도 했다.

◆ '북풍'도, '노풍'도 없다..."먹고살기 힘든데..."

천안함 사태로 촉발된 북풍과 노 전 대통령 1주년 추모식을 계기로 뜨거워질 노풍이 맞설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었지만 막상 부산 민심은 경제에 쏠려있다.   

주요 유세 현장이였던 재래시장 상인들을 비록한 시민들은 하나같이 어려운 부산지역의 체감경기에 대해 주로 얘기했다. 

현장에서 만난 시장상인 최근희(38)씨는 "선거철만 반짝 인사다니면 무엇하나? 지금 시장의 영세 상인들은 죽어나고 있다"며 "우리 영세 상인들이 새벽 3시부터 나와서 일을 하는데도 아직도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천안함이든 노무현 전 대통령이든 다 중요하지만 아직까지 어려운 밑바닥 경제 문제가 더욱 우선"이라고 전했다.

상인인 배상기(40)씨 역시 "한나라당을 한 번더 믿어줘야지"라면서도 "밑바닥 경제가 워낙 안좋으니 허 후보에 대한 생각도 예전만 못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연령층이 높을수록 경제에 대한 관심이 컸다.

이 같은 민심 때문에 후보자들이 북풍과 노풍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실제 허 후보와 기타 구청장,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지원유세를 들어보면 북풍과 노풍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대신 프로야구 인기를 반영한 듯 4년 전 자신이 반대했던 부산의 돔구장 건립을 주요 공약의 하나로 내세웠다. 

김 후보 역시 야4당 대표 등이 부산으로 내려와 노풍 관련 발언을 했을 뿐 김 후보는 발언을 삼가고 있다. 

다만 노 전 대통령과의 오랜 '정치적 동지' 관계 인연으로 추모식과 추모행사 참석 등 '정중동'의 모습을 보였다.

◆ 지지율 격차 좁혀져

부산시장 선거는 경남도지사 선거만큼 박빙은 아니지만 허 후보의 우세 속에 두 후보간 지지율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 11일 국제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김 후보를 22.6%포인트 앞섰지만 17일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는 19.5%포인트, 2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14.7%포인트로 줄었다. 

김 후보측은 "젊은층의 지지와 40~50대 중년층의 지지를 기대해볼만 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김 후보는 경남도지사에서 불고 있는 김두관 후보의 약진에서도 도움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통적 한나라당 텃밭' 이라는 인식이 깨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남도지사는 8일 여론조사에서 이달곤 후보(33.8%)가 김두관 후보(30.2%)를 앞섰지만, 17일 동아일보 여론조사와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39.0%, 37.1%)가 이 후보(34.0%, 32.7%)를 앞질렀다.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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