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한화그룹이 올해 실천해야 할 경영목표에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소통경영을 통해 차세대 재계 뉴리더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화그룹은 회장부터 말단사원에 이르기까지 소통경영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소통의 범위는 경영진이 임직원의 근무 현장을 직접 찾아가 대화하는 현장경영에서 임직원과 그들의 가족, 네티즌까지 확대됐다.
◆ 김승연 회장, 소통경영으로 '진두지휘'…사업성과로 이어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소통경영의 선봉장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대한생명 인수 이듬해인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회장은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대한생명 연도상 시상식에서, 그룹 회장으로선 이례적으로 와이셔츠 차림으로 단상에 올라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 직접 애창곡을 열창하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이같은 회장의 파격적이면서 소탈한 모습에 행사에 참석한 6000여명의 설계사들은 뜨겁게 호응했다. 김 회장의 열창도중에는 수십명의 설계사들과 직원들이 무대로 뛰어 올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등 축제의 한마당이 펼쳐지기도 했다.
김 회장은 공식행사를 모두 마친 후 전국각지로 이동하는 6000여명 설계사들이 모두 떠날 때까지 한시도 자리를 움직이지 않고 일일이 작별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같은 회장의 적극적인 소통경영은 대한생명의 빠른 경영정상화라는 성과로 이어졌고 올해 3월17일 주식시장 상장이라는 결과를 안기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김 회장은 소통의 대상을 임직원들의 가족에까지 넓혀왔다. 지난 2007년 2월에는 한화그룹의 기러기 가족들이 설날을 맞아 외로워한다는 사실을 알고, 기러기 가족을 둔 그룹내 직원 모두에게 일주일간의 휴가 및 비행기 요금, 체제비 등을 지급했다. 이같은 사례는 임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더욱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또 매년 수능시험 때가 되면 합격을 기원하는 엿과 떡 등을 임직원 수험생 자녀에게 직접 선물하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빼먹지 않았다. 이처럼 임직원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는 김 회장의 인간적인 모습에 직원들의 사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 임직원에서 네티즌으로 소통채널 확대
한화그룹은 깜짝 이벤트를 통한 소통경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 홍보팀에서 진행하는 '아빠가 쏜다'는 매달 임직원의 신청을 받아 자녀의 학급을 찾아 피자 파티를 열어주는 깜짝 이벤트로 7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깜짝 이벤트는 매달 3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도 자녀뿐 아니라 봉사하는 단체의 아이들, 부모님이나 동생, 조카들을 대상으로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한다.
또 한화그룹이 지난 2004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찾아가는 음악회'는 임직원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음악회를 정기적으로 실시함으로써 그룹과 지역에 근무하는 임직원, 고객에게까지 고급 문화를 통한 열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토록 했다.
특히 이 음악회는 전국의 한화그룹 사업장 소재지역을 찾아 진행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양질의 공연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은 지역의 임직원 및 가족들과 지역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년 5개 지역의 도시를 선정해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7개 지역으로 확대해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2006년부터는 인기 지휘자 금난새와 유라시안필하모닉이 지역의 임직원 가족들과 지역주민들에게 클래식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해설이 있는 음악회로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회사는 소통방식의 일환으로 사내방송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1992년 한화에 설립된 사내방송 'HBC'는 지난 1996년부터 이미 위성방송 송출을 실시해 전국 어디서나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했다. 2008년부터는 인터넷 TV체제로 전환해 글로벌 경영에 대비해 인터넷망이 연결되는 어느 곳에서라도 시청이 가능하다. 현재 주 5일 하루 15분 내외로 운영되고 있으며, 행복게시판 등 임직원간 사연을 보내주는 코너 등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 일원으로서의 공동체 의식함양을 통한 올바른 사내 여론형성과 바람직한 기업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같은 소통채널을 임직원 및 그의 가족에서 네티즌으로 확대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8년부터 '한화프렌즈'로 불리는 체험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그룹 및 계열사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하고 긍정적 이미지 형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화프렌즈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등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한 25~35세 50명을 선발해 5개월 동안 그룹사의 제품, 서비스, 사회봉사·문화활동을 체험하게 한 뒤 후기작성을 통한 그룹의 홍보대사 역할을 부여하는 프로그램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난해는 총 10개 그룹사의 16개 정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해 그룹의 기업정신과 비전을 공유하는 한편 블로그를 통해 네티즌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이번에 한화프렌즈 50명이 작성한 컨텐츠는 지난 5개월 간 무려 2000여건이 생성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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