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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 금융권 확산…'리먼사태' 재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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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2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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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유럽 재정위기가 민간 금융권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 다시 출렁거렸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기의 시작을 알린 리먼브라더스 사태의 재연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25일 일본 도쿄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ㆍ태평양지수는 3% 가까이 빠지며 10개월래 최저치로 급락했다. 지수는 지난달 15일 전고점 대비 16%나 밀려났다. S&P500지수 선물은 2.3% 떨어졌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2~3%대의 급락세를 연출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천안함사태와 관련, 전군에 전투태세 돌입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충격이 배가됐다. 지난 주말 닷새 만에 반등하며 1.25달러대로 올라섰던 유로ㆍ달러 환율은 이날 다시 1.22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유럽 주요 증시도 이날 오전 2~3%대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인 건 유럽 금융권의 부실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지난 22일 스페인 최대 저축은행 카하수르를 국유화한다고 밝혀 유럽 재정위기의 금융권 확산 우려를 자아냈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카하수르가 스페인 금융권 전체 자산의 0.6%에 불과하다며 과잉반응을 경계했지만 시장은 리먼사태의 악몽을 떠올리며 발 빠르게 반응했다. 카하수르가 지급능력을 잃은 것이 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실화 탓이라는 사실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와 닮은 꼴이다.

뉴욕 증시에서는 전날 다우지수가 1.24% 떨어지는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1년래 최저치인 3.21%로 급락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 수익률도 1989년 이후 가장 낮은 2.60%로 떨어졌다. 반면 독일과 그리스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다시 5.46%로 벌어졌다. 유럽 재정위기가 민간부문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리먼사태 때도 시장은 비슷하게 움직였다.

댄 쿡 IG마켓 수석애널리스트는 "스페인 중앙은행의 카하수르 국유화 조치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은행권 전반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유럽 은행권의 재무상태에 대한 시장의 불신은 런던 은행간 금리인 리보(Libor)의 급등세에서도 읽을 수 있다. 3개월 만기 달러 리보는 최근 11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프랑스 은행인 크레디트아그리콜CIB는 3개월 만기 달러 리보가 이날 0.53%대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에는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인 0.51%를 기록했다.

닐 골라퍼디 씨티그룹 글로벌마켓 투자전략가는 미국 상원이 금융규제법안을 승인하면 3~4개월 뒤 리보가 1.5%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금융규제가 강화되면 미국은 물론 유럽 부실은행들의 붕괴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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