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준 기자 |
하지만 결과적으로 선거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점쳤던 한나라당으로서는 쓰디쓴 패배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이제는 지역구도와 북풍을 극복하고 주관있는 정치관을 확립한 국민의 힘을 제대로 느꼈을 꼬박 하루다. 선거의 '금과옥조'처럼 여겨졌던 모든 변수가 무용하게 된 까닭이다.
하지만 구태를 벗은 선거결과에서 선거 다음날 정몽준 대표의 행보는 매우 실망스럽다. 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오전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한 것이다. 이에 정정길 대통령실장도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사의를 표했다.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은 그동안 정부 정책의 조력자로서 민심을 제대로 잃지 못한 여당에 있고, 당수인 정 대표에게 많은 부분 함께 한다. 하지만 패배의 책임을 단순히 총사태로 마무리한다는 것은 결국 과거 선거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방선거에 패배한 여당의 약점과 보완대책을 가장 잘 읽고 있는 이는 정 대표다. 현재까지 각 지방의 지원유세를 통해 국민들의 생활상을 가장 잘 답습하고 읽고 있는 이 또한 정 대표다. 이러한 여당 대표가 이제 만신창이가 된 여당을 선거패배 다음날 무거운 짐을 던지듯이 물러나는 것은 전혀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 아니 정 대표의 진정한 책임은 흐트러진 당심을 수습하고 지방선거에 외면당한 여당을 다시 정상궤도로 올려놓을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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