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6.2 지방선거 야당의 승리로 끝났다. 한나라당이 압승할 것이란 당초 전망과는 동떨어진 결과다.
이는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는 증거다. 거대 여당의 태평함이 화(?)를 자초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청와대와 국회, 각 지방자치단체를 점령하고 독점에 가까운 권력을 누렸다. 당연히 국정운영은 일방향적이었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권력의 맛에 취해 과거 '천막당사'의 쓴 맛을 벌써 잊어버린 것이다.
일례로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5월 중순, 대구 지역구에 출마한 야당 후보는 뙤약볕을 쬐며 시민들에게 한표를 호소했다.
같은 시간 한나라당 의원은 선거 사무실에 편히 앉아 휴식을 취했다. 한나라당의 표밭인 대구에서 발에 불나게 유세활동을 벌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같은 무사안일은 국내 금융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은행들은 최근 소매금융 확대와 규모의 경쟁을 위해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최근 출시되는 상품이나 영업행태가 유동성이 차고 넘치던 지난 2006~2007년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당시 은행들은 시중 유동성을 투자로 돌리기 위해 고수익을 미끼로 예술품이나 각종 파생상품을 팔아 치웠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이 자금들은 모두 거품처럼 공중으로 사라졌다. 금융기관들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외화 차입에 급급했다.
은행들은 이 같은 경험을 하고도 최근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펀드'(국민은행), ELD를 통한 파생상품 투자(국민·우리·신한·하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금값이 오르자 금과 관련된 파생상품도 우후죽순 내놓고 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풍부해진 유동성을 다시 한번 끌어당기겠다는 속셈에서다.
한국은 아직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탈출하지 못했다. 또 남유럽발 재정 문제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감이 팽배하다. 지금은 확장보다는 안정을 취할 시기다.
그런데도 은행들이 또 다시 고수익을 미끼로 거품을 조장한다면 후폭풍은 글로벌 금융위기 못지 않을 것이다.
또 은행세 도입이나 파생상품 규제 등에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제적 공조에 먼저 나서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할 시기다.
ykkim@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