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경매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도권 아파트 건당 평균 낙찰가액이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건당 평균 낙찰가액은 3억1567만원으로 금융위기 당시였던 지난 2008년 12월 2억9945만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낙찰건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입찰자들이 입찰가액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써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낙찰가총액 감소폭이 낙찰건수 감소폭보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수도권아파트 낙찰건수는 767건으로 전월 543건에 비해 29.20% 줄었다. 반면 낙찰가총액은 같은 기간 2717억4614만원에서 1714억475만원으로 감소폭이 더 컸다.
수도권아파트 건당 평균 낙찰가액은 금융위기 이후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9월에는 3억9554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제2금융권 대출규제 시행을 기점으로 낙찰가액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3월에는 3억4000만원 선이 깨졌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건당 평균 낙찰가액이 4억7812만원으로 지난해 3월(4억1697만원) 1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인천지역은 1억8594만원으로 지난해 5월(1억8323만원)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반면 경기도는 10억원대 고가아파트 낙찰률이 4월에 비해 증가하면서 평균 낙찰가액이 전달보다 241만원 가량 상승한 2억6406만원을 나타냈다.
한편 지난달 수도권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4월에 비해 2.21%p 감소한 78.48%을 기록하며 지난해 4월(79.26%) 이후 처음으로 80%대가 붕괴됐다.
낙찰률도 같은기간 동안 2.63%p 하락한 26.35%로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입찰경쟁률은 2~3회 유찰된 물건을 중심으로 응찰자들이 몰리면서 0.28명 증가한 4.8명을 기록했다.
디지털태인 이정민 팀장은 "최근 경매참여자들은 매매시장 보다 어떻게 해서든 더 싸게 낙찰 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입찰에 응하고 있다"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수록 낙찰가액의 감소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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