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문화강연] 이어령 교수 "한·일·중, 순환협력 통해 디지로그 주도해야"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한·일·중 3국이 가위·바위·보와 같은 순환협력을 통해 앞으로 도래할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 시대를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10일 도쿄 신주쿠의 주일 한국문화원에서 아주경제 후원으로 열린 '신 아시아 시대의 소프트파워' 문화 강연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접목된 디지로그가 문화·IT 등 전 분야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중국은 아날로그 자원이 풍부하고 디지털 기술력이 높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일·중이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협력해 풍성한 결과를 만들어냈다"며 "서양은 동전의 앞뒷면을 가리는 방법 밖에 모르지만 동북아시아 3국은 가위·바위·보처럼 순환협력하는 관계로, 서로 맞물려 자신의 특징을 살리며 상호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서로 오해와 편견을 쌓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인터넷상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를 접하다보면 이를 믿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서로가 느끼는 상대의 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일본에서 느끼는 배우 배용준의 이미지와 인기를 일본의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다. 배용준의 이미지는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차이가 있다.

이 교수는 이어 아날로그를 인간성을 증명하는 문화적 개념으로 정의하고 신시대에는 이것이 디지털 기술과 합쳐져 표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정보와 데이터에 둘러 쌓여 살고 있다"며 "우리가 보고 읽는 것은 단지 데이터에 불과하며 이 속에서 지식과 지혜, 더 나아가 생명의 실체감을 모두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군대 등의 하드파워는 소프트파워가 전제되지 않으며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진정한 강대국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도 아날로그로 바꿔 설명되는 소프트파워가 약하다는 것이다.

그는 "성능은 떨어지지만 몸을 움직여 즐기는 닌텐도의 위(Wii)가 슈퍼컴퓨터에 가까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를 누른 것도 아날로그의 파워"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주경제와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동아시아 공동체 평의회가 후원, 주일 한국문화원· 경기디지로그창조학교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일본인 관객 300여명이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샀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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