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환 포지션 규제 발표 이후 일본증시에서는 소니 주식을 사고 한국증시에서는 삼성과 LG 주식을 판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선물환 규제안이 발표된 지난 14일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비중을 줄였다. 이날엔 1만211주를 순매도했다. LG전자는 지난 14일 7거래일만의 주가 상승에도 외국인 투자자는 이틀 동안 총 12만9100주를 시장에 내다 팔았다.
반면 지난 14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외국인은 소니를 2662엔어치를 사들였다. 이전 거래일 91엔 매수에 비해 비중을 확대했다.
일본경제신문은 지난 13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자본유출입 변동완화 방안'으로 인한 효과라고 평했다. 선물환 포지션 제도 도입이 국가통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선물환 포지션 제도 도입은 국내은행은 자기자본대비 50%로, 외은지점은 250%로 선물환 거래에 대한 양적 제한을 두면서 자본 유출입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축소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은 이 제도로 달러와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며 그 여파로 일본 전자기기 수출업체가 이득을 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와 LG그룹 비중 축소와 소니 비중 확대로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또한 외국인들이 일본 증시로 시선을 돌릴 것으로 평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통상 역외선물환 거래가 3개월 이내의 단기물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외환시장의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피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14일과 15일 이틀간 3044억원 순매수를 나타내는 등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어 증시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는 모습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도 "이번 규제는 투기세력에게만 제한적으로 통제가 이뤄질 뿐,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대다수 외국인들에게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투자를 제한하는 것보다 외환에 대한 투기를 제한한다는 내용으로 외국인 투자에 끼치는 심리적인 부담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한국 수출 기업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수요의 견실한 증가세로 원화 환산 기준 이익 마진은 크게 개선되었을 것”이라며 “수출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외인 자금도 전에 비해 강하지는 않겠지만 자금 유입 재개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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