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헝가리와 그리스 신용강등 악재에도 1690선을 지킨 국내 증시에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220개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23조1000억원보다 2조6000원 오른 25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분기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이어 증권사들은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속속 내놓고 있다.
증권가는 1550선에서 1750까지 코스피를 끌어올렸던 원동력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1분기 실적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2분기도 기대해볼만하다고 분석했다.
그 동안 국내 증시는 남유럽 재정위기와 한반도 지정학 리스크 등으로 인해 기업들이 실적개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유럽 위기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 감지되는 순간부터 2분기 실적은 주가에 본격 반영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2분기 실적은 ‘천안함’에 묻히고 ‘그리스’에 묻혔다”며 “7월 이내에,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10개월 동안 유지해온 박스권 상향을 넘볼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예약한 기업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기존 주도업종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업종에 여전히 시선을 집중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연간 실적증가율이 각각 142%와 20% 고성장을 보이며 사상 최대 이익달성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신중호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급등세는 IT와 자동차에 약이 될 수 있다”며 “해외 수출에서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점, 중국과 미국 수출점유율 증가 역시 실적개선에 중요한 요인이다”고 말했다.
그는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한일이화, 한미반도체, 인터플렉스, 에스에프에이, 현대차, 삼성전기, 서울반도체, 삼성전자를 꼽았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6월말로 갈수록 실적에 대한 윤곽이 들어나게 될 것”이라며 “5월과 6월 환율이 예상보다 높았기 때문에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시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IT와 자동차에 대한 애정이 유지되고 있지만 주당순이익(EPS) 증가추이에서 보면 IT보다는 자동차와 화학의 추세가 가장 양호하다”며 “자동차와 화학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월말로 갈수록 실적개선 업종과 종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라며 “최근 1개월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가장 큰 폭으로 상향된 업종은 해운과 항공”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대한해운과 한진해운, 대한항공과 현대상선을 주목할 종목으로 선정했다.
그는 “남유럽 국가들의 연이은 국채 발행 성공으로 유럽 재정 위험이 완화된 상황에서, 국내 증시의 차별적인 매력은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은 이달 말부터 예상치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다음 달 중순부터 본격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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