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 포커스] ‘틈새’를 공략하기 위한 6가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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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2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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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유통가에서 수년 전부터 롱테일(long-tail) 바람이 불고 있다. 롱테일은 '상위 20%가 나머지 80%를 주도한다'는 파레토 법칙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머리가 아닌 꼬리(테일), 즉 하위 80%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하위 80%는 상위 20%만큼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꾸준한 수익을 안겨주는 만큼 틈새시장을 거론할 때 주로 언급된다.

롱테일은 기업들을 대량판매의 극심한 경쟁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던 만큼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꼬리를 추구해왔다. 슈퍼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무탄산음료, '족보 있는' 고기나 유기농채소 등 적게 생산하지만 많이 남는 제품들의 매출이 점점 늘어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롱테일 신화는 그동안 과장된 면이 적지 않았다. 법칙만을 쫓다 막대한 비용만 치른 기업도 한둘이 아니다. 롱테일을 모든 제품군에 적용하는 것도 무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기업이 롱테일 법칙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틈새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6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타깃을 잘 잡아라
돈이 될 만한 새로운 틈새를 찾아내는 데에도 남다른 기술이 필요하다. 이른바 타깃선정이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 도요타의 렉서스를 예로 들어보자. 도요타는 미국시장 조사를 통해 벤츠 정도의 고품질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자동차시장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도요타는 품질과 가격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자동차로 렉서스를 출시했고 기존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았던 수요가 몰리면서 렉서스의 인지도는 미국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물론 틈새만 찾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틈새를 발견했더라도 소비자들의 상상력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WSJ는 실패의 확률을 줄이려면 폭넓은 시장조사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의 말에 귀 기울여라
기업들은 틈새시장 제품을 광고하거나 마케팅하는 데 인색하다. 뉴트리션바나 양조맥주 역시 소비자가 광고를 접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기업들이 손놓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들은 누구보다 온라인 사용후기나 평점 등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한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다.

WSJ는 틈새시장 제품은 소수의 고객을 상대하는 만큼 고객의 목소리를 잘 듣고 빠르게 반응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조언했다.

◇생산비를 절약하라
틈새기업들은 보통 일부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대량 생산한다는 데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WSJ는 다양성과 표준화는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골프용품 전문업체인 캘러웨이는 다양한 각도의 클럽 헤드에서부터 손잡이까지 수백 가지 조합으로 다양한 골프채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캘러웨이는 이 모든 제품을 각각 따로 만들지 않는다. 연결 장치를 통일시켜 다양한 부품들을 쉽게 바꿔 끼울 수 있도록 생산 시스템을 개선한 것이다.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WSJ는 호박맛 아이스크림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재료가 다를 뿐 제조과정은 얼마든지 표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비를 아껴라
비용절감 대상에는 생산비뿐 아니라 물류비도 포함된다. 캘러웨이처럼 많은 부품으로 다양한 조합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업은 재고가 적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서로 다른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품이나 재고를 맞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통망을 공유할 수도 있다. 실제로 규모가 작은 맥주 양조업체들은 이런 방식으로 물류비를 절감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직접 판매에 나서는 것도 중간 유통단계를 없앨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안 팔리는 제품도 다시 봐라
틈새시장 제품 중에는 모든 요건을 다 고려해도 수익이 뒷받침되지 않는 제품이 있게 마련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판매를 중단하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WSJ는 판매 중단에 앞서 다각도에서 해당 제품의 가치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접적인 수익을 못 내는 제품이지만 다른 제품의 판매를 촉진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는 제품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온라인 서점 아마존닷컴은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들여놓지 않는 비주류 단행본이나 희귀본 등 '팔리지 않는 책'을 통해 수익의 절반 이상을 거둬들이고 있다.

◇버릴 땐 과감히 버려라
수익에 간접적으로라도 영향을 주는 제품은 남겨 둬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제품은 과감하게 상품목록에서 지우는 결단도 필요하다. 일례로 벤앤드제리아이스크림은 수년간 인기가 없었던 '맛'은 더 이상 판매하지 않고, 회사 웹사이트 안에 마련된 '맛의 공동묘지'라는 코너에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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