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아시아 지역에서 자산 100만~3000만달러를 보유한 백만장자들의 재산이 처음으로 유럽 백만장자들을 추월했다.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컨설팅회사 캡제미니가 22일(현지시각) 발표한 '세계 부(富) 보고서(World Wealth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백만장자들의 자산은 9조7000억달러로, 유럽지역의 9조500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아시아 백만장자들의 자산이 유럽지역을 앞지른 것은 조사가 시작된 이래 14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중에도 홍콩과 인도, 중국 등 아시아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실제 아태지역 백만장자 숫자는 지난 2008년 전년 대비 14.8% 감소했다가 작년에는 25.8% 증가했다.
지난해 인도의 백만장자 수는 전년 대비 50.9%나 상승했고 중국도 31% 늘어났다.
아시아 백만장자들의 증가에 힘입어 전 세계의 백만장자는 1000만명으로 전년 대비 17.1% 증가했다.
이들이 가진 자산도 39조달러로 18.9% 늘어나는 등 2007년과 비슷한 결과를 보이며 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자산이 3000만 달러 이상인 초부유층의 수도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부유층의 숫자와 자산이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당국이 또 다른 경제위기를 막을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투자자들은 어느 때보다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게 됐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편 자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부유층도 늘어났다. 지난해 부유층이 활발한 자선 활동을 하는 것과 동시에 사후가 아닌 생전에 사회에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부유층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린치의 자선활동분야 관계자는 "이제 기부자들이 그냥 '선물'이 아니라 '투자'로써의 기부를 하고 있다"며 "부유층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듯이 기부를 한 뒤 생전에 자신의 기부금이 사회에 미친 영향과 결과를 직접 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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