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 포커스] M&A 성패, '통합'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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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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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경기회복세와 함께 인수합병(M&A)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미국 식품업체 크래프트와 영국 경쟁사 캐드베리,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와 콘티넨탈 등 최근 잇따라 성사된 '빅딜'은 M&A시장의 부흥을 예고하고 있다.

기업들이 최근 M&A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경기침체로 몸값을 낮춘 알짜배기 매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한 'M&A 노하우'도 자신감의 원천이다. 경영컨설팅업체 액센추어는 M&A를 시도한 글로벌 대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최근 한계이익(marginal return)을 실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10년 전만 해도 M&A 이후 2년 안에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준 경우는 25%에 불과했다.

하지만 경영 전문가들은 주주이익 실현 여부가 M&A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세기 최고이자 최악의 빅딜로 꼽히는 아메리카온라인(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이나 다임러와 크라이슬러의 합병과 같은 사례는 기업가들에게 수치로 환산한 M&A 효과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던져 주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22일(현지시간) M&A의 진정한 달인들은 단기적인 이익보다 '생애주기'라는 측면에서 M&A에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6년 액센추어와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니트가 빅딜 경험이 있는 600명의 기업인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이들은 M&A의 생애주기를 세단계로 나눴다. 법적 절차 완료, 문화적 통합에 대한 이해, 통합 계획 수립 및 실행이 그것이다.

이들은 특히 마지막 단계가 M&A를 통한 가치창출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대한 고비라고 입을 모았다. 비즈니스위크는 이들의 입을 빌어 가치창출을 위해 통합 과정에서 염두에 둬야 할 5가지 수칙을 제시했다.

◇가치창출이 최우선
M&A 직후 인수기업은 따져봐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리저리 집중력을 분산하다 보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시너지효과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려면 핵심 부문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비전이 명확해야 하고 미시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겉과 속이 다른 목표 제시
기업 외부에 제시하는 실적 목표는 현실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속내를 그대로 드러낼 필요는 없다. 실적이 목표치를 밑돌게 되는 데 따른 부담은 내부 통합작업에 장애가 될 게 뻔하다. 비즈니스위크는 투자자들이나 애널리스트들에게는 실적 목표치를 실제보다 25~50%낮게 제시하라고 조언했다. 그래야 실제 목표 달성에 실패하더라도 시장의 환호를 받으며 통합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ㆍ외부 자원 총동원
기업들은 핵심인재가 흔들림 없이 기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후보선수'들에게 통합작업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M&A 이후 벌이는 통합작업은 통상적인 업무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 통합작업은 합병기업의 미래가 달린 일이다. 비즈니스위크는 통합작업에는 핵심인재와 임시직, 컨설턴트, 은퇴자 등 기업 내외부 인사가 총동원되고 충분한 재정적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끊임없는 의사소통
합병 초기에는 인수기업이나 피인수기업이나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이런 때일수록 침묵은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고조시킨다. 소통의 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순간이다. 하지만 합병 이후 이어질 구조조정 계획과 같은 민감한 사안을 모두 털어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비즈니스위크는 조직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는 침묵보다는 '모른다'라고 말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격변기에 변화는 필수
비즈니스위크는 끝으로 두 개의 기업이 하나로 합쳐지는 격변기는 기존 경영모델을 되짚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두 기업이 합병할 때는 조직원들의 변화 수용력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큰 저항 없이 잘못된 전략과 문화를 뜯어고칠 수 있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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