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요즘 무더위와 한바탕 전쟁을 치루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박건조작업 대부분이 옥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여름철 생산현장 직원들의 건강은 곧바로 생산성과 연결된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의 현장 직원이 제빙기에서 얼음을 생수통에 담고 있는 모습. |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열심히 작업한 후에 마시는 미숫가루는 찜질방에서 땀 흘린 후 먹는 미숫가루보다 훨씬 더 맛있다."
장무근 STX조선해양 기사(선거팀)가 고된 오후 작업을 마치고 회사에서 마련한 미숫가루 한 잔을 마신 후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요즘 무더위와 한바탕 전쟁을 치루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박건조작업 대부분이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나 야외에서 이뤄지는 만큼 여름철 생산현장 직원들의 건강은 곧바로 생산성과 연결된다.
때문에 대형 조선사들은 옥외 에어컨을 비롯해 제빙기ㆍ냉수기 등 각종 냉방장비를 동원하는 것은 물론 각종 보양식까지 현장 근로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한 수시로 건강 상담을 진행하며 직원들에게 여름철 건강관리의 중요성도 널리 알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업계 1위'인 만큼 현장용 옥외 에어컨인 '스폿 쿨러(Spot Cooler)'를 총 700여대나 가동하고 있다. 현장 곳곳에는 제빙기와 냉수기도 설치돼 있다.
또한 7월 20일부터 8월 24일까지를 혹서기로 지정하고 직원들에게 보양특식을 제공하고 휴식시간을 연장하기도 한다. 이 기간 사내 50여개 식당에서는 쇠고기보양탕ㆍ녹두닭다리탕ㆍ우육불고기ㆍ삼계탕 등 불포화 지방산과 단백질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제공, 직원들의 영양을 보충해주고 있다. 중식시간도 30분 연장한다.
삼성중공업은 현장 근로자들의 '건강 챙기기'에 직접 나섰다. 삼성중공업 환경안전팀은 15~25일까지 사내 건강증진센터와 연계해 각 식당을 돌며 열사병 예방과 혈압관리 등에 대한 상담을 통해 직원들에게 여름철 건강관리요령을 알렸다.
지난 17일부터는 '혹서기' 기간으로 정하고 온도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다. 매일 오전 11시 50분에 온도를 측정해 28.5도 이상일 때는 점심시간을 30분, 32.5도 이상일 때는 1시간 연장해 작업 능률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사원들 모두가 건강하게 여름을 나는 것이 회사의 경쟁력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더위를 잊고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은 현장 근로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에어쿨링자켓'을 제공하고 있다. 에어쿨링자켓은 시원한 공기가 나오는 조끼로 스폿 쿨러의 바람이 닿지 않는 장소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배려해 준비한 여름철 아이템이다.
특히 대우조선은 무더위로 인한 탈진을 예방하기 위해 비타민과 식염수 등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STX조선은 작업장 곳곳에는 땀에 젖은 안전화를 뽀송뽀송하게 말려주는 안전화 건조기까지 설치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STX조선관계자는 "매년 무더운 여름을 보내기 위한 보양식과 각종 냉방 용품의 구입 비용으로 한해 10억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며 "조선업은 날씨와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인 만큼 작업능률을 높이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쾌적한 작업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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