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이 회장이 업무에 복귀한 이후 첫 성적인 지난 2분기 실적에서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잠정치긴 하지만 매출 37조원, 영업이익 5조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5조원 흑자 시대를 열었다.
반도체·LCD 등 부품업체들이 최고 성적을 거둔 것은 시장 흐름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의 특성 때문이라 해도 TV·휴대폰 등 완성제품에서의 선전은 눈여겨 볼만 하다.
이같은 호성적에는 이 회장의 역할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다소 뒤처졌던 스마트폰 부문에 대한 이 회장의 관심과 지원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복귀 이후 삼성전자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비롯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부문의 전문인력을 대거 영입했다. 일부 팀은 1년 사이 팀원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회장 역시 서초동 사옥에 위치한 휴대폰 UX 팀을 찾아 직접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장 출근이 드문 이 회장 직접 사무실을 찾아 담당 직원들을 독려한 것은 전례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는 갤럭시S에 대해 7년 전 이 회장이 직접 제품 개발에 관여한 삼성전자 첫 텐밀리언셀러(1000만대 이상 판매 제품) 휴대폰인 T100에 이은 ‘제2의 이건희폰’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3D TV 역시 올해 1월 미국 가전전시회 CES에서 전용 안경 디자인과 무게에 대한 이 회장의 의견을 반영해 삼성전자는 기존 제품 대비 40% 이상 가벼운 제품을 개발했다. 삼성전자 3D TV는 다음달 중 100만대 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혁신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휴대폰 부문에서 2분기 7% 상당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TV 부문 역시 판매량이 목표치를 넘어섰으며 영업이익도 5000억원 상당에 달한다. 국내 경쟁사가 적자 혹은 1% 안팎의 영업이익에 그친 것에 비하면 삼성전자 완성제품 부문은 선전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둔 셈이다.
이 회장 복귀 이후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회사의 체질도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올해 총 26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그동안 거시적인 정책 결정이 늦어지면서 스마트폰 등 새로운 트렌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었다면 최근에는 산업을 선도하는 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 삼성 임원은 “삼성전자가 2년여 동안 보수적인 경영으로 내실을 다졌다면 지난 2분기부터는 공격적인 행보를 통해 관련 시장을 이끌고 있다”며 “국제 경제 회복 등 외부적 요인과 함께 앞을 나다본 선행투자에 나선 이 회장의 결단이 이를 가능케 했다”고 설명했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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