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상하면서 국민경제 전반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신규 자금 차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자부담까지 가중돼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가계도 대출금리가 올라 이자비용 상승이 예상되지만 대출 부실화 및 연체율 급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 中企 연체율 상승 우려…한계기업 퇴출 본격화?
비금융 법인의 이자부 부채는 819조8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기업대출은 520조원 수준이다.
문제는 기업대출 중 83%(430조원)가 중소기업 대출이라는 점이다.
이번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중소기업이 은행권에 내야 하는 이자부담은 7500억원 이상 늘어나게 된다.
올 들어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1.09%까지 떨어졌던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1.57%, 4월 말 1.70%, 5월 말 1.88%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연체액만 5월 말 현재 8조4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5월 23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 기업 10곳 중 4곳이 하반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업체는 12% 수준에 머물렀다.
신용보증 및 대출 만기연장 종료시 가장 걱정되는 점(복수응답)을 묻는 질문에는 53.3%가 '대출금리 인상'을 꼽았다. 이어 '신규 대출 곤란'(30.2%), '은행의 대출연장 거절'(24.4%)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달부터 대출 자동 만기연장이나 보증비율 상향 등 금융위기 이후 시행됐던 중소기업 지원책 대부분이 철회돼 이번 금리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의 이자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정책자금이 대부분 소진된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업계 경영 부담이 훨씬 가중될 것"이라며 "금융비용이 올라가 경영난을 겪는 업체들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도 이 부분을 걱정하고 있다.
우리은행 전략기획 담당자는 "금리가 상승 기조로 접어들면 자산부실화 및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계기업의 연체율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 가계대출 고소득층 비중 높아 영향 제한적
3월 말 현재 개인의 이자부 부채는 863조6000억원이다. 그러나 그 동안 가계부채 증가를 이끈 것은 고소득층이다. 오히려 저소득층은 금융위기 이후 디레버리징(부채 청산) 과정을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지난 9일 한 강연회에 참석해 "가계부채가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IMF도 우리나라의 가계부채에 대해 규모는 크지만 연체율 등의 지표 및 금리 부담을 감안하면 위험한 단계가 아니라는 평가를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예정돼 있는 만큼 서민 가계의 이자부담을 낮춰 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리 변동에 취약한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대출 대신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대출 비중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또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서민 대출 프로그램(미소금융, 희망홀씨 대출 등)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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