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소영 기자)# 대학원을 졸업한 샤오장(小姜)은 얼마 전 월세 3500위안(약 62만 원)에 방을 얻었다. 작년에 비해 30%나 올라버린 월세가 부담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그러나 샤오장을 당혹스럽게 한 것은 비싼 월세가 아니라 임대계약을 맺은 당사자가 진짜 집 주인이 아닌 일종의 중개업자라는 사실이었다. 그 중개인은 샤오장에게 본인 역시 다른 중개인에게 그 집을 임대 받은 것이라고 토로했다. 샤오장은 "집 한 칸이 여러 명의 임대인을 거치면서 임대료가 몇 배로 뛰었다. 월급도 받기 전에 월세 때문에 눈앞이 캄캄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대학가 주변을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는 부동산 중개임대(대리임대)가 임대료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북경만보(北京晩報)는 최근 베이징 대학가 주변 임대주택 시장 조사를 통해 중개임대의 성행과 중개인의 폭리취득을 고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대학가 주변의 임대주택의 월세가 작년 동기대비 30% 이상 상승했고, 그 결과 한달 방세가 일반 대졸 취업자의 한달 월급에 육박하게 됐다.
잉찬리얼이스테이트의 구천(顧辰) 사장은 “중개임대 성행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대학생”이라고 했다. 대학 밀집지역을 위주로 중개임대 행태가 급증하고 있고, 때문에 대학가 주변 임대료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이 밀집해 있는 베이징 서북쪽 하이뎬구(海淀區) 수저우차오(蘇州橋)와 지먼차오(薊門橋) 지역의 경우 6월 기준 원룸 월세가 3000위안(약 54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상당지역의 부동산이 중개회사의 수중에 넘어갔다”며 “집 한 채에 여러 명의 임대인이 중간 마진을 챙기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 고 지적했다.
게다가 일부 중개회사들이 저가에 부동산을 임대해 재임대를 하는 과정에서 폭리의 수수료를 취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개임대인이 통상 집 한 채를 통해 얻는 수익은 일년에 적게는 6000위안에서 많게는 10000위안에 달한다.
얼핏보면 많지 않은 액수지만, 집 한 채에 여러 임대인이 수수료를 챙긴다는 점과 엄청난 거래건수를 감안하면 중개수수료로 빠져나가는 금액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베이징부동산교역관리망에 따르면 6월 한달 간 기록된 중개임대 계약건수가 2130건에 달한다.
그러나 중개임대는 날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공실(空室)을 염려하는 다가구 주택보유자와 부동산 관리가 어려운 집주인들이 중개임대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개임대 업자에게 집을 맞기면 임차 여부와 상관없이 매달 일정한 월세를 지급받게 된다. 또한 본인이 직접 세입자를 구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2000년도에 생겨난 중개임대에 관리감독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부적격 회사의 중개임대 참여가 적지않은 부작용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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