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오는 30일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 발표를 앞둔 가운데 경남·광주은행 분리매각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방은행 인수합병(M&A) 구도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경남은행에 눈독을 들여 온 부산·대구은행 등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금융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분리 매각에 따른 법적·회계적 절차를 집중 점검해 왔다.
이에 따라 경남은행 인수를 추진해 온 부산은행과 대구은행도 대응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은행은 모두 경남은행의 인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최근 경남은행에서 4000억원대의 금융사고가 발생했지만 손실 규모를 감안하더라도 인수에 따른 이익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경남은행은 우리금융 내 가장 우량한 은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산은행과 합칠 경우 시너지 효과가 워낙 커 이번 금융사고 피해액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의 고위 관계자 역시 "실제 피해액은 1000억원대로 경남은행이 이미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인수자금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남은행의 인수가격은 2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부산은행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우선주 발행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우선주는 주식 총수의 20%까지 발행할 수 있다. 이번 정관 변경은 경남은행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들까지 일일이 만나 설득해 우선주를 발행했다"며 "FI(재무투자가)를 통한 자금 조달도 고려 중으로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토대를 닦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산은행은 다른 지방은행과 달리 2분기에 9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경남은행 인수를 위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자산의 10분의 1 규모에 불과한데도 상반기 중 2000억원 가까운 순익을 기록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경남은행 인수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대구은행은 우선주 발행이나 FI 모집을 위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2분기 실적 발표가 끝난 후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미리 유상증자 가능성을 언급하며 주주들을 불안하게 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은행 고위 관계자는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우선주 발행 등을 논의해도 충분하다"며 "현재 자금 마련을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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