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미국의 샌더 레빈 하원세입위원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내용을 보완하는 협상에서 논의대상을 자동차와 쇠고기 교역만으로 국한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모든 수출품에 대한 한국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확대할 것을 주장했다고 미 통상전문지인 인사이드 트레이드 월드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빈위원장은 전날 미 정보통신노조인 CWA회원들을 대상으로 행한 연설에서 "미국 상품에 대한 시장접근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미FTA의 의회비준은 이뤄질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전자기업들이 현재 한국에 냉장고를 수출하지 못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의 제조업체들은 전면적으로 개방된 미국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미 정부가 (한국과의 협상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변화를 추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레빈 위원장은 "현재 자동차 교역이 한미관계를 특징짓는 일방통행식 무역역조의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하고 있고 냉장고의 교역역조는 매우 미미하다"면서도 "(향후 협상을 통해 이뤄질) 한미FTA 내용의 변화는 미국 공산품 수출업자들 전체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공산품에 대한 시장접근성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FTA 비준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수 없다는 것이 자신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공업 중심지인 미시간이 지역구인 레빈위원장은 현재 민주당의 맥스 보커스 의원이 맡고 있는 상원의 재무위원장과 함께 의회내에서 한미FTA 비준절차를 진행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한편,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한ㆍ미간 자동차 교역의 심각한 불균형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커크 대표는 이날 USTR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의 비중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한해 한국산 자동차 79만대가 미국에서 팔리는데 반해 미국산은 한국시장에 7000대가 판매되는데 그치고 있는 것은 받아 들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FTA 비준을 위해 자동차부문에서 미국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의 핵심은 한국 자동차산업이 미국에서 누리는 것과 똑같이 미국업체들도 한국시장에서 제한없는 접근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커크 대표는 이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USTR가 미 의회와 자동차업계, 노조 등과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소고기 교역문제와 관련, 그는 미국이 큰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과 일본이 과학적인 근거없이 정치적인 이유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에 '광우병통제국' 지위를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제한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어 "앞으로 OIE의 기준이 완전히 준수되도록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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