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지난달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하반기 기업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겠다던 당초 계획과 상반되는 결과다.
6월 반기 결산을 앞두고 기업들이 대출을 대거 상환했다가 7월 들어 다시 늘린 영향이 크지만, 중소기업 지원을 강조하고 있는 정부의 입김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신한·우리·기업은행 등 4개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조3432억원 급증했다.
증가폭은 신한은행이 5424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우리은행(4400억원), 기업은행(2752억원), 국민은행(856억원) 등의 순이었다.
5대 시중은행 중 대출 잔액이 줄어든 곳은 하나은행이 유일했다.
지난달 중기 대출이 늘어난 것은 6월 반기 결산 이후 대출 수요가 다시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6월이 되면 기존 대출을 상환해 채무를 줄이고자 하는 기업들이 늘게 마련"이라며 "반기 결산이 끝난 후 7월 들어 다시 자금을 빌리는 기업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상생경영을 강조하면서 대기업과 금융권에 중소기업 지원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서민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에 주목하고 있어 이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며 "상생협력을 내세운 대출상품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지난달 중기 대출 순증액 5424억원 중 4700억원 가량을 중소기업 전용 대출상품인 '위더스(WithUs) 기업대출'로 지원했다.
이 상품은 특별자금을 조성해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기존 대출보다 0.5%포인트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준다.
그러나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중기 대출을 늘릴 경우 리스크 관리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만약 정부 입김이 작용해 중기 대출이 늘어난 것이라면 향후 은행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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