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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인사이드] 공무원 안전불감증은 없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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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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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선환 차장/정치경제부>

  
 
 
16일 오전 6시 40분 경제부처가 밀집해 있는 정부 과천청사내 1동 주차장.
공식 업무가 시작되기 2시간 전인데도 차량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알고보니 전시 비상사태에 대비한 을지훈련 연습기간이어서 오전 8시 전에 공무원들이 출근한 것이었다.

평소 때라면 아직 잠에서 깨기도 전인 오전 5시30분 께에 각자의 핸드폰에 일제히 소집동원 메시지를 하달받고 이로부터 2시간 내에 근무지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군과 경찰, 공무원등은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같은 훈련을 되풀이 한다. 올해는 여느해 보다 일정이 다소 앞당겨졌던 관계로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이날로 하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군대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는 필자 역시 당시 을지포커스훈련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과거의 상념에 젖어들었다. 부대장의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아래 해당 부대원들은 맡은 바 임무에 돌입하기 까지 5분이 채 걸리지도 않았다. 지금에야 느끼는 소회지만 이 같은 철저한 대비태세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감히 이곳을 넘보는 이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느닷없이 왠 군대 타령이냐고. 이날 훈련 얘기를 들으면서 며칠 전 우리를 충격 속에 빠트렸던 CNG(압축천연가스) 버스 폭발사고의 악몽이 불현듯 떠올라서다. 이번 사고 역시 우리네 사회에서 그토록 없어져야 할 안전불감증이 가져온 필연적인 결과라는 점에서 인재임에 틀림이 없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부끄러운 사고가 이 땅에서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폭발의 원인은 대체로 압축용기의 노후화에 기인하고 있다. 휘발유나 경유와는 달리 공기보다 가벼운 천연가스는 엄청난 압력으로 눌려 있어 언제든 폭발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시한폭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용기의 안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서민 등이 주로 쓰는 LPG(액화석유가스) 용기는 정지상태에 머물러 있어 그나마 문제가 덜하지만 굴곡이 심한 도로 위를 내달려야 하는 버스 밑에 장착된 CNG의 훼손우려는 불보듯 뻔하다. 우리 같은 비전문가도 예상할 수 있는 데 하물며 점검책임이 있는 공무원들이 소홀히 했다면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

더구나 버스는 이명박 정부가 요새 부쩍 강조하고 있는 '친서민'을 위한 대표적인 교통수단 아닌가. '만시지탄'이지만 정부가 모든 CNG버스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다고 하니 다시는 지금과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다잡고 또 다잡을 일이다. 서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공무원은 비단 전시 때 뿐만이 아니라 일상사에서도 항상 그와 같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우리는 올해 말 건국 이후 가장 큰 국제행사로 기록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여는 주최국이다.
회의의 성공적 개최로 선진국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발을 붙이게 해서는 곤란하다. 후진국형 사고에는 반드시 그 자리에 안전불감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공무원들은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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