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의 호실적에 힙입어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한편, 주요 기업들의 해외법인 지분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부품주인 화신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0.6% 증가한데 반해 당기순이익은 21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법에 따라 피투자회사의 손익을 지분율만큼 반영하면서 순이익이 급증했다.
이현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빠르게 증가한 당기순익은 예상외의 미국법인 지분법 호조가 반영된 결과였다"며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 판매 호조로 올해 화신의 지분법이익 증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신은 연초 이후 주가가 250% 가까이 급증했다.
한라공조 역시 해외 계열사로부터의 지분이익이 순익급증으로 이어졌다. 지난 2분기 한라공조는 당기순이익 670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놨다. 주가는 연초이후 26% 올랐다.
현대증권은 "올해 한라공조가 해외공장에서 얻는 지분법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1.2% 증가한 1075억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과거 경기방어주로 인식됐던 내수주들도 해외판로 개척으로 주도주로 부각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예상외의 해외부분 화장품 시장 호황으로 안정적인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했다. 내수주의 특징도 겸비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하반기 경기 둔화로 지수의 상승모멘텀 둔화 우려도 비껴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대신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이 하반기 해외법인 모멘텀을 바탕으로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 전망했다.
정보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법인의 경우 지속적인 백화점ㆍ전문점 카운터 확대로 위안화 기준 30% 이상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마케팅 비용 증대에도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일기획 역시 해외 광고경기 회복에 힘입어 해외 자회사 지분법 이익이 증가하면서 2분기 순이익이 33.7% 오르는 등 내수주의 재평가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지분법 이익이 증가한 기업들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자회사 실적에 따라 외형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도한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는 지분 50% 이상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들은 모회사의 연결재무재표에 포함돼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 기업들은 외형적으로 커지면서 수급면에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들은 포트폴리오에 종목을 편입할 때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IFRS 도입으로 대상종목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의 해외법인 지분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3월 현대중공업은 사상 처음으로 해외 조선소인 브라질 대형 조선사 지분을 인수했고, 아모레퍼시픽도 해외법인들 지분 출자로 해외 지주사를 설립해 지분을 100% 취득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지분법 이익은 모기업에 실제로 현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부상 수치라는 점과 기존에도 당기순이익에는 포함돼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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