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도 '콜센터'도 넘본다

  • FT, "美, 높은 실업률ㆍ임금하락으로 저비용 아웃소싱산업까지 넘봐"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일자리를 찾느라 몸값을 대폭 낮춘 미국인들이 인도 아웃소싱업체들이 독식해온 콜센터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높은 실업률로 일자리를 찾지 못한 미국의 비숙련 구직자들이 콜센터와 같은 저임금 단순 서비스직에 몰리면서 인도 아웃소싱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콜센터를 찾는 미국인 가운데는 히스패닉계가 유독 많다는 설명이다.

인도 정보기술(IT) 아웃소싱업체인 젠팩트의 프라모드 바신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1500명에 불과한 미국 내 인력을 향후 2년간 더욱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구직자들은 재택근무에 대해 개방적이며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아도 기꺼이 근무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임원급 임시 인력도 예전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표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도 최근 인도 업체에 맡겼던 아웃소싱 업무를 시카고, 펜실베이니아, 테네시, 뉴욕 등지로 옮겼다.

반면 아웃소싱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던 인도의 비용 경쟁력은 최근 크게 떨어졌다. 올해 인도 아웃소싱업계의 임금 수준은 지난해에 비해 10% 올랐고 임원급 직원의 경우 선진국 수준의 연봉을 제시해야 모셔올 수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인도 아웃소싱업계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해외에서 인력을 수급하고 있다.

일례로 인도 IT 아웃소싱업체 와이프로는 동유럽과 아프리카지역에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수레시 바스와니 와이프로 공동 CEO는 "전체 임직원 110만명 가운데 비인도계 비중이 39%에 달한다며 향후 2년 안에 비인도계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아웃소싱업계는 그러나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여전히 두드러진 경쟁력을 뽐내고 있다. 때문에 FT는 미국에서 콜센터 요원을 충원하는 추세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젠팩트의 경우 미국 인력은 전체의 9분의 1정도에 불과해 미국인이 콜센터를 장악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FT는 아울러 GE와 같은 미국 기업들이 아웃소싱 업무를 국내에서 해결하려는 것은 최근 워싱턴 정가에 불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바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찰스 슈머 미 상원의원은 최근 인도 IT 아웃소싱업체를 훔친 차량을 해체해 비싼 값에 부품을 파는 곳을 일컫는 '촙숍(chop shop)'에 비유하기도 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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